시위대 휩쓸고 간 홍콩 입법회 15억원 이상 피해 추산

입력 2019-07-03 15:50   수정 2019-07-03 16:54

시위대 휩쓸고 간 홍콩 입법회 15억원 이상 피해 추산
의사당 외 보안실·전력시설 등 피해 심해…의장 "많은 물건 없어져"
2주간 운영 중단…시위대 입법회 점거 놓고 비난·옹호 여론 양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시위대에 한때 점거됐던 홍콩 입법회 건물이 심각한 피해를 보면서 피해액이 최소 15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됐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앤드루 렁 입법회 의장은 전날 입법회 건물 피해 상황을 돌아보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매우 깊은 슬픔과 유감을 표명했다.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시위대가 한때 점거했던 입법회 건물은 의사당, 보안실, 민원실 등 많은 공간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사당에서는 벽 중앙에 걸린 홍콩 상징 문양이 검은 스프레이로 칠해진 것 외에도 의원들의 컴퓨터 등 전산 설비가 대부분 부서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민원실과 보안실 컴퓨터, 책상, 캐비닛 등 집기도 시위대에 의해 대부분 망가지는 등 엉망이 됐고, 도서관 유리창도 깨졌다.

아울러 입법회 건물 안에 걸린 역대 의장 초상들도 다수가 찢어지거나 사라진 상태다.
렁 의장은 "건물의 일부 공간은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보안, 전력 공급, 화재 경보 기능이 망가진 상태"라며 "많은 물건이 없어져 현재 여전히 (피해) 계산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법회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파악된 피해액만도 1천만 홍콩달러(약 15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입법회는 현재의 피해 상황으로는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향후 복구가 이뤄질 때까지 2주간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시위대가 송환법 폐지 등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를 표출하기 위해 입법회에 진입한 수준을 넘어서 내부 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준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홍콩에서도 시위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하지만 과격 시위는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청년들이 강경 시위에 나선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히 만만치 않아 입법회 점거 시위 사건을 놓고 홍콩 여론은 양분되는 분위기다.
누리꾼 'timzon'는 뉴스 댓글에서 "(입법회 시설을 훼손한) 그들을 찾아내 배상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Xi'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항의자들이 그들의 목숨을 잃었는데 당신은 깨진 유리창을 고치는 데 얼마가 드느냐고 따지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새벽 4시(현지시간)에 경찰 수장을 대동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법률 파괴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도 천명했다.
반면 홍콩 '우산 혁명'의 상징적 인물인 조슈아 웡(黃之鋒·23)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홍콩 인구의 25%인 200만명 이상이 이미 집회에 참여했지만, 모든 요구가 무시됐는데 어떤 출구가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최루탄·벽돌 '아수라장'…홍콩 시민 55만명 다시 거리로 / 연합뉴스 (Yonhapnews)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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