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런던·베이징 채널 통해 영국에 엄중 교섭 제기"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중국이 홍콩반환협정을 위반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중국은 3일 "식민지 시절 환상에 취해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헌트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평론을 요구받고 이같이 밝혔다.
겅 대변인은 "헌트 장관은 며칠간 계속 홍콩 문제와 관련해 잘못된 발언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했지만, 그는 영국 식민통치의 환상에 여전히 취해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겅 대변인은 이어 "그는 자기 생각을 고치려 하지 않고, 계속해서 사실을 무시한 채 함부로 말하고 있다"면서 "홍콩반환협정에는 홍콩이 조국에 반환된 이후 홍콩에 대한 권리와 의무가 이미 완전히 중국에 귀속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7년 7월 1일 중국이 홍콩에 대한 주권을 회복한 뒤로 중국 정부는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홍콩을 관리·통제하고 있다"며 "홍콩 반환 이후 영국은 홍콩에 대한 어떠한 권리와 통치권, 감독권도 없다"고 강조했다.
겅 대변인은 또 "영국의 이런 태도는 짝사랑에 빠져 헛된 망상을 하는 것"이라며 "영국이 홍콩 주민의 자유를 쟁취했다는 생각은 완전히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겅 대변인은 헌트 장관에게 한 가지 질문하고 싶다면서 "영국의 식민통치 시기 홍콩에 민주가 어디에 있었느냐"며 "당시 홍콩인들은 통행의 권리마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홍콩이 반환된 뒤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확실히 시행하고 고도의 자치를 보장했다"며 "홍콩인들에게 전에 없는 민주 권리를 법에 따라 보장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겅 대변인은 홍콩 시위대의 입법회 건물에 대한 폭력행위와 점거를 이유로 시위대를 탄압해서는 안 된다는 헌트 장관의 주장에는 "이번에 발생한 입법회 사건은 법치를 침범하고,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엄중한 위법 행위"라며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헌트 장관이 홍콩 정부가 시위대를 탄압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완전히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아울러 2011년 8월 영국에서 일어났던 폭동까지 거론하면서 "만약 영국 국회가 시위대에 둘러싸여 공격받고 훼손된다면 영국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며 "이것이 민주라면 영국은 영국의회의 경찰을 모두 철수시킬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겅 대변인은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이고, 홍콩 사무는 중국 내정에 속한다"면서 "어떤 국가나 정부, 조식, 개인도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중국은 런던과 베이징 두 채널을 통해 영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BBC 방송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와 관련해 중국이 일국양제를 규정한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또 홍콩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을 비판하면서도, 홍콩 정부가 이를 시위대 탄압의 계기로 삼아 사람들의 우려를 키워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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