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지문·DNA 등 증거 수집…"수십명 신원 이미 확인, 곧 검거"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홍콩 시위대가 입법회 청사를 점거하고 시설과 집기를 훼손한 사태 이후 홍콩 경찰이 첫 용의자를 체포했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전날 31세 남성 푼모씨를 체포했다.
푼씨는 입법회 청사 불법 침입 및 입법회 내부 시설 파괴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몽콕 점거 화가'로 알려진 그는 지난달 21일 완차이에서 진행된 경찰 본부 포위 시위 때도 체포된 적이 있다.
SCMP는 경찰이 수십명의 신원이 확인된 입법회 점거 시위대를 붙잡기 위한 대규모 검거 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수사 당국은 입법회 청사 점거 시위 직후인 2일부터 전날까지 이틀간 현장에서 용의자들의 지문을 수집하는 등 다양한 증거물들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한 경찰 소식통은 SCMP에 "헬멧, 마스크, 금속 막대 등 수천 개의 증거물이 입법회 건물에서 확보됐다"며 "우리 전문가들은 거기서 지문을 수집하고 마스크 등에서 DNA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소식통도 이미 수십명의 용의자 신원이 확인돼 '가까운 시일' 안에 검거 선풍이 일 것이라면서 경찰은 현재 대규모 검거 작전에 나서기 전 법무부로부터 법적 조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이어진 입법회 점거 시위 때 많은 이들은 마스크를 벗고 스스로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입법회 청사 내부에 진입한 이들은 최소 수백명, 많게는 수천명으로 추정돼 경찰이 대규모 검거에 나서면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2일 새벽 4시(현지시간)에 경찰 수장을 대동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입법회 점거 시위대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후 중국 정부도 입법회 점거 시위를 '폭력 행위'로 규정하면서 사실상 홍콩 정부에 강한 사법 처리를 주문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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