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머리빗 만드는 참빗장,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입력 2019-07-04 09:55  

촘촘한 머리빗 만드는 참빗장,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삼국시대부터 이어온 기술…고행주 씨는 보유자로 인정 예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빗살이 가늘고 촘촘한 머리빗인 참빗을 만드는 기술과 그 기능을 보유한 장인을 의미하는 '참빗장'이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참빗장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하고, 보유자로 고행주(84) 씨를 인정 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참빗은 옛사람들이 머리를 단장하고 이를 잡아내는 데 주로 사용한 도구로, '삼국사기'에 이미 나타나며 충북 청주 미평동과 성화동 삼국시대 유적에서 출토되기도 했다.
고려시대에는 왕실 장식품을 제작한 중앙관청 중상서(中尙署)에 빗을 만드는 소장(梳匠)이 있었고, 고려 선박인 마도 1호선과 마도 3호선에서도 참빗이 발견돼 당시에 널리 쓰였음이 확인됐다.
조선시대 '경국대전'에는 대빗인 죽소장(竹梳匠)과 빗살이 굵고 성긴 얼레빗을 제작하는 목소장(木梳匠), 멧돼지 털로 빗솔을 만드는 소성장(梳省匠)이 나온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중국에 대나무로 만든 참빗(竹梳) 1천 개를 하례품으로 보냈다는 기록이 전하며, 제23대 임금 순조 막내딸인 덕온공주(1822∼1844) 유물(국가민속문화재 제212호)에도 참빗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록과 출토유물로 역사성이 입증된 참빗은 대나무 가늘게 자르기, 빗살 실로 매기, 염색하기, 접착과 건조, 다듬기 등 약 40가지 공정을 거쳐야 완성된다.



보유자로 예고된 고행주 씨는 전남무형문화재 제15호 '참빗장' 보유자로, 1945년 참빗장에 입문해 74년간 기술을 전승했다. 증조부인 고(故) 고찬여가 생계를 잇기 위해 참빗 제작을 시작한 이후 대를 이어 참빗장으로 활동했다.
고씨는 전라남도와 담양군에서 개최한 시연 행사에 참여했고, 전국 공예품 경진대회에서 입상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참빗장은 빗살 간격을 촘촘하게 고르게 유지하는 세밀한 작업이 핵심적 공정이라 숙련된 손놀림이 필요하다"며 "고씨는 전승능력, 전승환경, 전수활동 기여도 측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참빗장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고행주 씨 보유자 인정을 확정한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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