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 3년 차 포수 나종덕(21)은 6월 23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회 말 스리 번트 아웃을 당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무사 1루에서였다.
달아나는 점수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보내기 번트 임무에 실패한 나종덕은 고개를 푹 숙이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중계 화면에는 그런 나종덕에게 팀 선배인 전준우가 진지하게 조언을 건네는 장면이 잡혔다.
최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나종덕에게 그때 상황을 물어봤다.
나종덕은 "전준우 선배가 '괜찮다. 고개 숙이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수비에서 잘하고 있으니까 힘내라'고 해주셨다"고 소개했다.
시즌 절반이 지나간 올해 KBO 리그에서 롯데는 여전히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팀 성적이 바닥까지 추락하자 비난의 화살은 가장 필요한 포수 포지션을 보강하지 않은 롯데 프런트와 공수 모두 성장이 더딘 나종덕에게 향했다.
특히 나종덕은 올 시즌 결정적인 포구 실수를 여러 차례 범해 최하위로 떨어진 팀 성적과 맞물려 십자포화를 맞았다.
6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끝내기 폭투의 주인공이 됐다.
어떤 선수에게는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실책이지만 나종덕은 달랐다.
나종덕은 이를 반등의 발판으로 삼았다. 6월 29∼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나종덕은 포수 마스크를 쓰고 2경기 연속 영봉승을 지원했다.
타격 센스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받았던 그는 공격에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나종덕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08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전과 달리 타석에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거침없이 배트를 돌렸다.
나종덕은 "언젠가부터 타석에 들어가면 후회 없이 돌리자고 마음가짐을 달리했다"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자신감이 없었다"며 "그래서 칠 수 있는 공도 못 쳤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공이 와도 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임한다"고 덧붙였다.
수비에서도 코치진의 칭찬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지만 사실 지난달 중순까지는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는 그때마다 팀 선배들이 큰 힘이 됐다고 소개했다.
나종덕은 "실수해도 형 중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오히려 더 미안했다"고 했다.
그는 "2경기 연속 영봉승도 투수 형들이 저를 믿고 잘 따라와 준 결과"라며 "형들이 저를 믿어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나종덕은 실수할 때마다 지금의 경기보다 앞으로의 경기가 더 많이 남았다는 생각으로 견뎠다고 했다.
그는 "제가 앞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기가 더 많잖아요"라며 "자신감을 갖고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수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나종덕에게 요즘 고민은 번트다.
그는 "작년에는 번트를 잘 댔는데 올해는 번트가 쉽지 않더라. 번트 연습을 매일 하는데도 쉽지 않다"며 "한가지가 되려고 하면 또 한가지가 안돼서 너무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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