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보잉사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737 맥스 여객기의 추락 사고 희생자 유족, 피해를 본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1억 달러를 내놓기로 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보잉사는 향후 수년간 비영리 단체와 지역 사회 단체들에 이를 전달해 추락 사고의 희생자 346명의 유족들을 돕는데 사용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사는 유족의 생활비, 자녀들의 학비를 지원하고 해당 지역사회의 경제발전 등을 용처로 꼽았으나 지원금을 받을 단체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회사 대변인은 지원금이 유족들을 상대로 한 소송과는 무관하며 소송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잉사는 유족들이 제기한 100여건의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보잉사의 이번 조치는 잇따른 대형 추락 사고, 미숙한 대응으로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사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다시 한번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보잉사가 의료사고 소송에 임하는 병원들의 전략과 유사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유족들을 달래 소송을 화해로 이끌어 보려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보잉사는 인도네시아 항공사의 사고 희생자 유족들과 화해를 협의하고 있고 에티오피아 항공사의 사고 희생자 유족들을 상대로 별도의 협상을 타진한 상태다. 하지만 일부 유족들은 화해할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소송을 장기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1억 달러를 내놓겠다는 보잉사의 발표에 대해 유족들도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에티오피아 유족 몇명이 선임한 저스틴 그린 변호사는 로이터 통신에 "유족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왜 사고가 발생했는지를 밝히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명의 에티오피아 유족들을 대신해 소송을 제기한 봅 클리포드 변호사는 "소송 초기에 상당히 빨리 이런 제안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도 알아야 할 것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제안은 솔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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