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물갈퀴 유무' 결정 요인은 '산소 농도'

동물 '물갈퀴 유무' 결정 요인은 '산소 농도'
미일 연구팀, '세포사와 산소 역할 규명'
'고농도 산소 수조에선 올챙이 물갈퀴 소멸, 저농도 배양 닭 물갈퀴 생겨'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포유류 대부분은 손과 발에 물갈퀴가 없다. 태아기에 손·발가락 사이에서 '세포사(細胞死)'가 일어나 세포가 제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포사'는 왜 일어나는걸까. 미국과 일본 연구팀이 대기중 산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4일 보도했다. 진화과정에서 동물이 물속에서 산소가 많은 육지로 올라온 것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조류와 포유류의 손발 모양을 만드는 세포사는 개구리 등 양서류 대부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도쿄(東京)공업대학 연구팀은 양서류가 어릴 때 물속에서 사는 것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대기중 산소의 역할에 주목했다.
발에 물갈퀴가 있는 양서류인 발톱개구리의 올챙이를 고농도 산소를 넣은 수조에서 기르자 성장하면서 원래 일어나지 않아야 할 세포사가 일어나 물갈퀴가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개구리지만 올챙이 시기 없이 육지에서 알에서 바로 개구리 모습으로 태어나는 코키코야스개구리(Coqui Frog)를 조사해 보니 체내에 흡입한 산소에서 생기는 '활성산소'가 발가락 사이에서 발생해 세포사가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닭의 발 세포를 산소농도가 낮은 상태에서 6시간 배양하자 세포사가 일어나지 않아 원래는 없어야 할 물갈퀴가 남은 채 성장했다고 한다.
연구팀의 다나카 미키코(田中幹子) 도쿄공대 교수는 "발가락 사이에서 일어나는 세포사로 인해 손발의 형태가 다양하게 진화한다"고 지적하고 "이번 연구성과는 육지로 진출한 동물의 행동과 생활영역이 넓어지는 과정을 밝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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