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5일까지 북서울미술관서 김홍석·서현석 타이틀매치展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미술은 문화예술 장르 중에서도 특히나 예전과는 다른 위상을 갖게 됐다. 미술의 정의와 영역은 모호해졌고, 제작 방식과 감상 방식 또한 달라졌다.
지난달 28일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막한 '미완의 폐허'는 서현석·김홍석 작업을 통해 "절대적 가치가 무너지고 자본과 스펙터클이 우리 감각을 사로잡는 오늘날, 미술이 유효할 수 있는 조건을 탐색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북서울미술관이 2014년 시작한 '타이틀 매치'의 6번째 행사다. 두 작가가 하나의 주제를 어떻게 협업하고 해석하는지를 보여주면서 상승효과를 끌어내는 2인전 형식이다.
서현석(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은 설치와 영상,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한 '먼지극장' 연작을 선보였다.
북서울미술관이 '폐허'로 변한 모습을 담은 VR(가상현실) 영상은 예술의 이상을 상실한 오늘의 상황을 가리킨다. 미술관 바깥 벤치에 놓인 구멍 뚫린 책, 텅 빈 전시실에서 옛일을 회상하는 내레이터 등을 주인공으로 하는 신작들이 이어진다.
서현석은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아방가르드의 비전이 무너진 오늘날의 작가로서 허망한 시선을 폐허가 된 미술관 이미지로 담았다"라고 말했다.
서현석의 '폐허'는 김홍석(상명대 공연영상미술학부 교수)이 선보이는 '미완'의 예술과 이어진다.
김홍석 '인간질서' 프로젝트는 완충재로 취급되는 스티로폼을 활용한 조각 '불완전한 질서개발(의지)'이나, 500개 사과가 썩어가는 '사과탑' 등으로 이뤄졌다.
예술은 이러저러한 것이어야 한다는 정형성을 여러모로 비튼 작업이다.
김홍석은 "'인간질서'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인식체계 및 규칙뿐 아니라 미술을 수용하는 범주에 대한 믿음도 의심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장소 특정적인 서현석 작업과 개념미술 성향 김홍석 작업을 대조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그동안 서현석 작품은 장소 특정적 퍼포먼스나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통해 부분적으로만 보았다. 이번 전시는 국공립미술관 최초로 대규모 신작을 소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전시는 9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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