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1차관 "美中 경쟁 격화하면 北美 협상에도 영향"

입력 2019-07-04 11:03   수정 2019-07-04 11:05

외교1차관 "美中 경쟁 격화하면 北美 협상에도 영향"
"5G·사드·남중국해 등 둘러싸고 美中 전략적 경쟁 치열해져"
국제정치학회·국립외교원 학술회의 축사
전문가 "美中 패권경쟁 가속화로 편가르기 심화될 것"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4일 "역내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격화된다면 북한과 미국의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이날 서울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미·중 관계 40년과 한반도'를 주제로 한국국제정치학회와 국립외교원이 개최한 공동학술회의 축사에서 "우리 정부가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 현재 가장 주의 깊게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주제 중 하나가 역내에서 점차 치열해지는 미중 사이의 전략적 경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차관은 북미 실무협상이 조만간 시작된다는 점을 언급, "북한과 미국 사이에는 아직 상호 신뢰가 충분하지 않으며 비핵화 과정과 조건에 이견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북미 협상의 고비 고비마다 한국의 진정한 '촉진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차관은 화웨이(華爲)의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남중국해, 인도-태평양전략과 일대일로 구상 등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슈들을 거론하며 "미·중 관계에서 전략적 경쟁의 색깔이 더욱 짙어진다면 한국이 마주할 정책적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차관은 "미·중 관계와 북미 핵 협상 모두 '서로 다투되 판을 깨지 않는다'는 '투이불파(鬪而不破)'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면서 우리 정부의 외교 원칙과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점차 거세지는 미·중 경쟁의 격랑 속에서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것이 한국 외교의 최상위 목표"라며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에서 한국의 국익을 보호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 차관의 축사는 김영무 국립외교원 연구부장이 대독했다.
한편, 학술회의에서 발표를 맡은 한국국방연구원 김기주 연구위원은 "미중 패권경쟁 격화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지형이 급변하고 있다"며 "패권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미중간 편가르기 전쟁이 심화하고, 한국으로서는 선택 압력이 한층 부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이 양국 세력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이를 지지하거나 방해할 것"이라며 "강대국 국제정치의 치열한 싸움에서 한국의 생존과 번영을 보장하기 위해서 냉철하고 균형적인 사고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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