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스타트업] 블록체인 기술로 의료 플랫폼 개발하는 '오니아'

입력 2019-07-07 11:01   수정 2019-07-08 10:54

[U∼스타트업] 블록체인 기술로 의료 플랫폼 개발하는 '오니아'
인제대 창업기업 오니아 3인방 창업 1년 안 돼 3건 외주 납품
동아리방서 잔뼈 굵은 서성호 대표 "장벽 있지만, 성공 확신"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1년 365일 가운데 340일을 대학 동아리실에서 산 것 같습니다. 추석 때도 하루나 이틀 큰 집에 다녀온 뒤 곧장 학교로 왔습니다"
블록체인 기술로 의료 플랫폼 구축에 몰두하고 있는 인제대 학생 창업기업 주식회사 '오니아'(Onnea)의 서성호 대표(의용공학부 4년)를 보면 생각나는 말이 있다.
'미쳐야 미친다'
남이 뭐라고 하든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하면 반드시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을 떠올리게 한다.
서 대표는 대학 1학년 때 의용공학부 학술동아리 '네트워크팀'에 들어가 IT분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학기 중은 물론 방학 때도 동아리실에서 살다시피했다.
지난해 9월 '블록체인 의료정보 시스템'이라는 과제로 정부의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을 받게 된 그는 이를 계기로 석 달 뒤 '오니아'를 설립했다. 오니아는 핀란드어로 '행운'을 뜻한다.
동아리 친구 임채원 씨와 후배 김민정 씨도 그의 도전에 합류했다.
임 씨는 "교내에서 서 대표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학점도 잘 받고, 동아리에서도 최고의 전문가"라며 "후배들에게 친절하고 밥도 잘 산다"고 치켜세웠다.
오디아는 학교 근처 상가 2층의 8평 남짓한 공간을 사무실로 쓴다.
좁은 공간에 컴퓨터 몇 대가 전부여서 단출해 보였지만, 일 이야기가 나오자 사무실 안은 금방 진지해졌다.
이곳에서는 절대로 잠을 자거나 술을 마실 수 없다. 스스로 게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한 룰이다.
서 대표는 부모한테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는 대신 장학금을 타고, 동아리나 스타트업 작업을 수주하는 방식으로 학비를 조달했다.
창업자금 1천만원도 고교 때부터 모은 돈과 외주 작업을 통해 자충했다.
그가 컴퓨터와 IT분야에 관심을 가진 것은 중학교 때부터다. 그 무렵 이미 그는 간단한 게임 서버를 만들 정도였다고 한다.
게임을 즐기다가 취향에 맞게 설정을 바꾸는 커스터마이징(Costmizing) 기술을 터득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생이 된 뒤에는 프로그램 개발, 코딩 기법 등 전문가 단계로 이동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전국의 창업 관련 행사나 공모전 등을 꾸준히 찾아다니며 경험을 쌓고 인맥도 넓혔다.

대학 측에서 창업지원단을 만들어 창업교육·보육센터와 엔젤클럽을 운영하고, 창업친화적 학사제도와 창업동아리·창업경진대회 등 다양한 지원체계를 갖춘 것도 도움이 됐다.
지난해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을 한 그는 상용 디자인 분야 소프트웨어 개발 외주를 받아 800만원의 첫 매출을 올렸다.
이 돈으로 회식도 하고 기자재 투자도 했다. 이후에도 2건의 추가 계약이 이뤄졌다.
서 대표를 만나면 우선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속사정이 있다.
프로그램 개발 의뢰를 받고 방문한 회사에서 그는 어린 나이 때문에 업무 능력까지 깎아내리는 듯한 인상을 받고 나서 곧바로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오니아가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의료 플랫폼 개발이다.
환자 개개인의 의료정보에 대해 블록체인 서버를 통해 개인 애플리케이션에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의료계 현실을 보면 의사의 오진이나 처방 실수 등이 발생할 개연성이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진료 기록 위·변조 가능성도 있지만, 관련 기록에 최종적으로 누가 접근했는지 등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로 환자·의사·병원과 보험공단을 비롯한 감독기관을 한데 묶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함부로 고치지 못하게 한다는 게 그의 아이디어 콘셉트다.
수요자 요구에 따라 환자와 병원, 병원과 병원 등 다양한 조합 간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할 수도 있다.
물론 의료진과 병원 등의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 의료 분야가 점점 투명해지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추세여서 그는 시장 전망이 밝다고 판단한다.
의료 선진국에서는 이런 서비스가 이미 상당 수준 진행된 상태다.
국내도 수도권 일부 병원 등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내부용으로 제한되거나 시험적인 단계에 머무는 수준이다.
일부 블록체인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벌써 대형병원 등과 협력해 보험사와 병원을 연동한 간편 보험청구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시장을 개척하는 중이다.

그러나 모든 병원이 참여하고 보험사, 정부 기관까지 연동되는 프로그램은 아직 없다.
업계 동향을 잘 아는 서 대표는 "우리 회사와 다른 기업은 방향성이 서로 달라 플랫폼이 완성되면 완전히 다른 소프트웨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니아는 특정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도전을 꿈꾸고 있다.
지금의 프로그램이 대기업이나 선발 스타트업에서 언제든지 뛰어들 수 있는 분야이고, 실제 경쟁 업체들이 공개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다.
실제 오니아는 초음파 분야 '홈 뷰티 디바이스'와 비파괴 검사 장치 분야 제품 개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인제대 의용공학부 윤창한 교수는 "서 대표는 동아리 활동 등으로 경쟁력을 갖췄고, 사업의욕도 넘친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어느 분야에 사용될 것인가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선구안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 특성상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멀리 보면 성장 잠재력이 있는 분야"라며 "동시에 여러 사업을 진행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인제대 백병원 등도 좋은 연구 환경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94051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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