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달 2일(현지시간) 리비아 트리폴리 외곽에서 난민 구금 시설이 공습을 받았을 때 달아나던 난민들을 향해 리비아 당국이 총격한 정황이 있다고 유엔이 4일 밝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첫 공습 후 달아나는 난민과 이주자들에게 시설 관리 당국의 경비원들이 총을 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두 차례 공습으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최소 53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부상했다.
유엔은 여전히 희생자 시신이 수습 중인 상황이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구금 시설 경비병들의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다.
트리폴리 외곽 타조라에 있는 이 난민 구금 시설에는 여전히 500여명의 난민이 머물고 있다.
공습 이후 4명의 나이지리아인은 나이지리아 대사관으로 4일 신병이 넘겨졌고, 여성과 어린이 31명은 유엔난민기구로 이동할 예정이다.
리비아는 지중해를 통해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로 가려는 아프리카 난민, 이주자들의 출발지이다.
유엔이 인정하는 리비아 통합정부는 이번 공습이 동부지역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리비아 국민군'(LAN) 소행이라며 유엔의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이번에 발생한 사망자 수는 석 달 전 하프타르가 트리폴리 탈환을 위해 공격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유엔은 "한 번의 공습으로 (평소 공습 때보다) 배나 되는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며 이번 공습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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