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KIA는 안방인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주중 3연전에서 NC 다이노스에 1승 2패로 밀렸다.
3일엔 4-8, 4일엔 3-9로 이틀 연속 완패했다.
KIA의 올 시즌 변곡점은 5월 16일이었다.
팀을 5년째 이끌던 김기태 전 감독이 자진해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13승 1무 30패로 최하위에서 허덕이던 시점이었다.
5월 17일부터 박흥식 대행이 새로 팀을 이끌었다.
나태에 빠진 고참 선수들을 채찍질하고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해 박 대행은 사령탑에 오른 첫 달을 11승 2패로 마감했다.
한동안 야구를 멀리했던 KIA 팬들도 다시 시선을 야구장으로 돌리던 때다.
그러나 6월 이후 상위 팀과의 경기에서 벌어둔 승수를 다시 잃어 7월 초까지 10승 18패에 그쳤다.
박 대행 취임 후 KIA의 성적은 4일 현재 21승 20패로 승률 5할보다 1승이 많을 뿐이다.
한때 눈에 띄게 줄었던 승패 차도 다시 벌어져 시즌 34승 1무 50패에 그쳤다.
순위만 10위에서 8위로 두 계단 상승했으나 최하위권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의미를 두기 어렵다.
5위를 다툴 경쟁자 kt wiz가 창단 이래 최다인 8연승을 질주하며 멀찌감치 달아난 터라 KIA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6위 kt는 5위 NC를 2경기 차로 압박한다. kt와 KIA의 승차는 5.5경기로 늘어났다.
박 대행과 KIA는 포스트시즌 막차 탑승권이 걸린 5위를 포기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전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위 4개 팀과 달리 하위 6개 팀 전력은 현재 순위를 안심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하다.
균형에 가깝게 투타 전력을 이룬 팀이 5위 티켓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KIA는 선발 투수진과 타격 모두 경쟁팀보다 뒤처진다.
에이스 양현종을 빼곤 믿을 만한 선발 투수가 없다. 득점권 타율 9위(0.257)에 그칠 정도로 타선 응집력은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박 대행은 기대를 밑돈 선발 투수 제이컵 터너의 보직 변경 등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마운드는 새 얼굴의 가세로 어느 정도 활력이 돈다면 노쇠한 타선의 돌파구는 꽉 막혔다.
베테랑 타자들이 힘을 내야 5위 싸움에 희망을 품을 수 있지만,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KIA는 하반기 운용 방안을 리빌딩으로 전격 선회할 수 있다.
5위 도전과 리빌딩의 갈림길에 선 KIA에 선택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