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노바크 조코비치(32·세르비아)가 또 한 번 '친 크로아티아' 논란에 휩싸였다.
조코비치는 현재 영국 런던 윔블던에서 진행 중인 윔블던 테니스대회 개막을 앞두고 고란 이바니셰비치(48·크로아티아)를 코치로 기용했다.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는 1980년대까지 유고슬라비아라는 한 나라였으나 이후 1990년대 들어 크로아티아가 독립하면서 전쟁까지 치른 사이다.
이런 두 나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AP통신은 최근 "세르비아의 많은 이들이 조코비치와 이바니셰비치의 관계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세르비아 정부에서 발행하는 신문은 조코비치의 이바니셰비치 코치 기용을 '스캔들'이라고 표현했고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선수로 뛴 다르코 밀리시치(세르비아)는 '(세르비아) 팬들을 모욕한 행위'라고 비판했다는 것이다.
이바니셰비치 역시 2001년 윔블던에서 우승했고, 1994년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랐던 톱 랭커 출신이다.
선수 시절 경력을 보면 코치로서 자격은 충분하지만 역시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의 과거사로 인해 세르비아 내에서 논란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조코비치는 이바니셰비치를 코치로 기용하면서 "두 나라는 모두 한때 유고슬라비아라는 같은 나라였다"며 "어릴 때 이바니셰비치와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경기를 봤는데 내 주위 사람들도 모두 이바니셰비치를 응원했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크로아티아계로 알려진 조코비치는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 때도 "세르비아가 탈락한 뒤로는 크로아티아를 응원한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밀리시치는 "조코비치는 전쟁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등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던 세르비아 팬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코비치의 '친 크로아티아' 행보를 비판했다.
또 한 세르비아 신문은 이바니셰비치가 과거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세르비아 사람들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던 사실을 재조명하며 논란을 키웠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조코비치가 이바니셰비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과거 두 나라의 충돌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