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연구팀, 유전자가 메탄 내뿜는 반추위 미생물 통제 확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 기온을 끌어올리는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가스는 소나 양 등 되새김질을 하는 가축에서도 나온다. 인간 활동과 관련된 전체 메탄가스 배출량의 37%가량을 차지하니 절대 적은 양이 아니다.
호주 과학자들이 소의 개별 유전자가 첫 번째 위(rumen·반추위)의 미생물 구성에 강력한 영향을 주며, 유전자 조작을 통해 메탄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동물수의과학부 존 윌리엄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소의 반추위에서 메탄가스를 생성하는 미생물의 양과 형태가 소의 유전자 구성에 의해 강력히 통제를 받는다는 연구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는 반추위에서 메탄을 많이 배출하지 않는 소를 골라내 사육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반추동물인 소는 소화 과정과 배설물을 통해 연간 평균 70~120㎏의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세계적으로 15억 마리가 사육되는 점을 고려하면 1억500만~1억8천만t에 달하는 양이다.
소의 사료에 해초를 섞거나 동물 세포를 배양해 인공 고기를 만드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는 것도 반추동물에게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줄여보겠다는 의도에서 이뤄지고 있다.
윌리엄스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젖소 1천 마리의 반추위에서 위액을 채취해 미생물을 분석하고, 각 소의 사료섭취량, 우유 생산량, 메탄 배출량 등도 함께 측정해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젖소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반추위 미생물의 유전 형태는 육우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가 섭취하는 사료를 바꿔 메탄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도 있지만, 유전자를 바꿔 메탄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소를 선택해 키우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이런 소를 기를 것인지는 고기의 질이나 우유 생산량, 질병에 대한 내성 등 다른 특성에 미치는 영향과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적으로는 메탄가스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가축업계가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선택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젖소 반추위의 미생물과 우유 생산의 효율성 사이에는 높지는 않지만,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윌리엄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메탄 배출량이 적을 때 우유 생산 효율도 높아진다는 등식이 성립된다면 윈윈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메탄을 배출하는 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사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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