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단식 8강서 4-2 승리…"4년 만에 2관왕 복귀하겠다"
(부산=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세계 최강자여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했는데, 홈팬들의 응원까지 받아 힘을 얻어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내친김에 4년 만의 2관왕을 하고 싶어요."
한국 남자탁구의 대들보 정영식(27·미래에셋대우)은 6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8강에서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는 판전둥(22·중국)을 4-2로 꺾고 기쁨을 만끽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3위 판전둥과 역대 상대전적에서 6전 전패의 열세를 딛고 따낸 승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 때 1-3 패배를 안겼던 판전둥에게 시원하게 설욕해 정영식의 기쁨은 더욱 컸다.
조언래 여자대표팀 코치가 국제무대 데뷔 초기의 판전둥을 꺾은 적이 있지만 세계 정상급 반열에 오른 이후에 판전둥을 상대로 승리한 건 정영식이 사실상 처음이다.
판전둥은 지난해 헝가리·카타르·스웨덴오픈을 제패하며 오픈대회 3관왕에 올랐고, 남자 월드컵을 제패한 남자부 최강자다.
이번 달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에서 중국 대표팀 동료 쉬신과 린가오윤에 밀려 3위가 됐지만, 직전까지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아울러 판전둥은 내년 도쿄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라는 점에서도 정영식의 승리는 의미가 크다.
정영식은 사직체육관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첫 세트를 11-5로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판전둥의 반격에 휘말려 2, 3세트를 잃었다.
승부처는 세트 스코어 1-2로 뒤진 상황에서 맞은 4세트였다.
정영식은 7-9로 끌려가다 거센 추격전 끝에 듀스를 만든 뒤 결국 13-11로 따내 승부의 물꼬를 돌렸다.
정영식은 5세트를 따내 승기를 잡은 뒤 6세트에서 9-10으로 뒤지다가 승부를 듀스로 몰고 가 결국 12-10으로 이겨 4-2 승리와 함께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판전둥, 마룽(세계 5위) 등 최강의 중국 선수 2명을 이겨보겠다고 결심했는데, 1차 목표를 이뤄 기쁘다"면서 "4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마룽까지 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승부처와 관련해 "4세트에 지고 있다가 역전을 해서 이긴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면서 "제가 홈팬들의 응원 덕에 힘을 낸 반면 판전둥은 긴장해서 실수가 잦았다. 또 김택수 감독님의 작전이 너무 좋아 모든 게 잘 들어맞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영식의 이번 대회 남은 목표는 2015년 대회 이후 4년 만에 2관왕을 재현하는 것이다.
4년 전에도 단식 우승에 이어 김민석(KGC인삼공사)과 호흡을 맞춘 복식 정상에 올라 대회 2관왕 기쁨을 누렸다.
그는 이번 대회에선 이상수(삼성생명)와 듀오를 이룬 복식에서 결승에 진출해 중국의 판전둥-쉬신 조와 우승을 다툰다. 판전둥과는 단식 8강 대결에 이어 리턴매치를 벌이는 셈이다.
그는 "작년 전관왕(3관왕)에 올랐던 장우진 선수를 이번 대회 단식 16강에서 이기고 올라왔기 때문에 그 몫을 하기 위해서라도 2관왕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다음 도전은 선수로선 마지막 올림픽이 될지 모를 내년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꼭 목에 걸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면서 "올림픽까지 384일이 남았는데, 판전둥을 이긴 자신감을 바탕으로 잘 준비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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