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근소한 차로 신한이 우위 추정…3·4위 경쟁선 하나가 우리 앞설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분기 금융그룹 선두 자리를 두고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105560] 모두 9천억 원대의 무난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한금융이 KB금융을 근소한 차이로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KB가 일회성 요인으로 '깜짝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지난해 4분기부터 엇갈렸던 양사 순위에 변동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신한금융과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 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각각 9천763억원, 9천432억원이다.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 KB금융은 0.4% 감소한 수치다.
추정치로는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앞질러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차이는 331억원으로 근소해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양사는 그동안 금융그룹 왕좌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KB금융은 지난해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순익 선두 자리를 지키다 같은 해 4분기 신한에 정상을 내줬다. 그 4분기 실적 차이로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다시 순익 선두를 탈환했다.
앞서 신한금융이 연간 기준으로 9년 연속 1등 금융그룹을 유지하다가 2017년 KB금융그룹에 밀렸다.
최근 두 그룹은 상반된 전략을 취해왔다. 신한금융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영업으로 외형을 확장했고, KB금융은 건전성에 무게를 두고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올해 들어 신한금융은 공격적인 대출 영업으로 이자 이익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서울시 금고 유치로 여유자금을 확보, 경쟁사보다 낮은 금리 전략으로 고객을 끌어왔다.
지난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079440]의 실적과 함께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된다면 2분기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인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2014년부터 매년 최대실적을 갱신 중"이라며 "올해에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증가로 순영업 수익 증가, 대손충당금·판관비 하향 안정화, 오렌지생명 인수 효과 등으로 최대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규제, 경기 전망 등을 두루 고려해 보수적인 영업을 펼친 KB금융은 2분기에도 대출 증가율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수료 이익 등 비이자이익은 양호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다만 통상 4분기에 지급되는 특별보로금이 분산 반영되면 판관비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변수는 한진중공업[097230] 충당금 환입이다.
산업은행과 채권은행들이 한진중공업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출자전환을 하면서 은행권에 2천600억원 안팎의 충당금이 환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은행 실적에 도움이 되는 요소다.
지난해까지 1천억원가량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대부분을 충당금으로 적립한 국민은행은 2분기에 560억원가량을 환입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KB금융의 '깜짝 실적'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반면 신한금융의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은 130억∼1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의 2분기 추정 순익은 9천75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며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으로 그룹 대손비용률 하락이 예상되는 데다 판관비율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3·4위권에서는 1분기에 우리금융에 밀렸던 하나금융이 2분기엔 우위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0.3% 증가한 6천456억원, 우리금융지주[316140]는 5천850억원으로 추정된다.
2분기 실제 성적표는 18일 KB금융을 시작으로 우리금융 22일, 신한금융 25일, 하나금융은 26일에 발표된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