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5%까지 농축하면 핵연료봉으로 사용"

입력 2019-07-06 17:05  

이란 "우라늄 5%까지 농축하면 핵연료봉으로 사용"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이란 최고지도자 외무담당 수석보좌관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제한한 우라늄 농축도를 넘겨도 이를 평화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고지도자의 최측근 인사인 그는 이란의 핵합의 이행 범위 축소와 관련해 5일(현지시간) "예를 들면 우리가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에 핵연료봉으로 쓰기 위해서는 5% 농도의 우라늄이 필요하다"라며 "이는 전력을 생산하려는 완전히 평화적인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핵합의 제한보다 더 높은 농도로 농축한 우라늄은 우리에게 긴요한 산업용, 에너지 용도로 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핵합의에서 정한 이란의 우라늄 농축도는 3.67%다.
이란은 6일까지 유럽이 핵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7일부터 이 한도를 넘겨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란은 지난해 11월 미국의 제재 복원으로 중단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라고 유럽에 요구하고 있다.
벨라야티 수석보좌관이 예로 든 5%는 핵무기에 필요한 농도(90% 이상)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통상 산업용(핵연료봉) 저농축 우라늄(LEU)으로 분류된다.
이란은 핵합의 성사 전 20% 농도까지 우라늄을 농축했다.
우라늄 농축도를 상향한다는 결정과 관련해서는 "이란 통치 체계의 모든 부문이 이에 동의했다"라며 "상대방이 핵합의에서 퇴장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탈퇴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절대로 먼저 행동(핵합의 위반)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미국은 핵합의를 직접 위반했고, 유럽은 간접으로 위반했기 때문에 이런 위반 행위에 정확히 비례해 대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그들의 의무를 다한다면 우리의 핵합의 이행 감축 조처는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다"라고 여지를 뒀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5일 이란의 핵합의 이행 감축과 관련해 미국의 요구에 따라 10일 긴급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이란은 핵합의에서 정한 LEU의 저장한도(육불화우라늄 기준 300㎏)를 이미 넘겼다.
IAEA 주재 미국 대표는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하면서 "이란의 핵합의 위반은 우려할 일이다"라며 "국제사회가 이란 정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IAEA 주재 이란 대표는 5일 트위터를 통해 "핵합의를 먼저 일방적으로 위반하고 다른 나라가 준수하지 못하도록 압박한 정권(미국)이 이제 와 핵합의 이행 따위를 걱정한다니 '슬픈 역설'이다"라고 지적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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