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더위·주 52시간·新가전…삼성·LG, '서비스 비상체제'

입력 2019-07-08 06:11  

긴 더위·주 52시간·新가전…삼성·LG, '서비스 비상체제'
사무직원들도 현장 투입…현장 출퇴근제 등으로 공백 최소화 '총력'
근무시간 외 수리·점검 불편 예상…스마트·빌트인 가전도 '걸림돌'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본격적인 '폭염 시즌'이 시작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가전업체들이 여름철 서비스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올해는 여름이 역대 최장기간으로 예상되는 데다 서비스 직원들의 주 52시간 근무제가 처음 적용되고, 스마트 기능이 탑재된 신(新)가전 판매도 급증하면서 전례 없는 '서비스 대란'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는 지난 주말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올해 첫 폭염 경보가 발령된 것을 계기로 가전 수리·점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이번 주부터 사실상 '하절기 현장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이에 따라 사무직 가운데 현장 서비스 업무 경험이 있는 직원들도 고객 대응에 직접 투입하는 한편 수리·점검 기사들의 근무시간을 조정해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달부터 평일 근무시간을 오후 7시까지로 1시간 연장했고, LG전자는 다음달 말까지 서비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현장 출퇴근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가전업체들은 또 지난해 최악의 폭염에 따른 서비스 수요 폭증이 재현될 것에 대비해 일찌감치 몇개월 전부터 고객들을 상대로 자가 사전점검을 독려하는 한편 안내 전단도 배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홍보를 강화한 덕분에 사전점검 요청에 응하는 소비자들도 큰 폭으로 늘어나 고장률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그러나 여름철에는 워낙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기 때문에 자재 조달, 스케줄링, 전산 처리 등의 인력 운용도 여의치 않아 벌써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서비스 직원들의 '근무 환경'이 지난해와는 크게 달라지면서 업체들의 우려도 더 커졌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 등에 따라 올들어 협력업체 직원들을 잇따라 직접 고용하면서 이들이 모두 '주 52시간 근무제' 대상이 된 게 가장 큰 변화다.
과거에는 협력사로 지정된 소규모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건당 수리비를 받으면서 밤 시간대에도 수리·점검 서비스를 할 수 있었지만 올여름에는 원칙적으로 이런 '시간외 근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들 직원이 대부분 노동조합에 가입하면서 상급 노조단체의 집단 쟁의에 동참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탑재된 스마트가전이 보편화하고,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등 이른바 신(新)가전의 판매도 급증하면서 서비스 업무가 복잡해졌다는 것도 서비스 직원들에게 부담이다.
또 최근 보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시스템에어컨, 벽걸이TV 등 빌트인 가전의 경우 수리·점검 작업이 일반 제품에 비해 훨씬 어려워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도 변수다.
한 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올여름이 예년보다 길지만 폭염은 작년보다 덜한 것으로 예보되면서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으로 절대적인 서비스 가능 시간이 줄어들면서 고객 불만이 커질 것에 대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hum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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