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청-경기도청과 국가대표 선발 경쟁
경기 없는 연습일에도 팬 20여명 경기장 찾아 응원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여자컬링 '팀 킴'(경북체육회)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의 추억이 담긴 강릉컬링센터를 다시 찾았다.
팀 킴은 6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강원도 강릉의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9-2020 한국컬링선수권대회 공식 연습을 했다.
한국컬링선수권대회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팀은 2019-2020시즌 컬링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국제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여자부 경기는 7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다시 강릉컬링센터를 찾은 팀 킴이 태극마크도 되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팀 킴은 '지도자 갑질' 파문이라는 큰 풍파를 겪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주장을 맡았던 김은정은 임신과 출산으로 김경애에게 스킵 역할을 맡겼다.
강릉컬링센터는 평창동계올림픽 때와 달라진 게 거의 없었다. 경기장 곳곳에는 여전히 '평창 2018' 문구가 있었다.
정식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인데도 20명가량의 팬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관중석에는 각 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주는 현수막들도 걸려 있었다. 팬들은 연습을 마친 선수들에게 달려가 사인, 사진을 요청했다.
팀 킴의 맏언니 김영미는 "저희에게 좋은 느낌이 남아 있는 곳이어서 좋은 느낌으로 열심히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선영은 "저희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인 만큼,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막내 김초희도 "기분이 너무 오묘하다. 그 오묘함 때문에 연습도 잘 된다"며 웃었다.
팀 킴은 풍파 속에서 자신들의 곁을 지켰던 임명섭 코치,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을 함께 이끈 피터 갤런트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스톤을 던지고, 스위핑을 하며 감각을 점검했다.
임 코치는 "완벽해!"라고 외치며 대회를 하루 앞둔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팀 킴의 국가대표 탈환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강력한 라이벌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 국가대표는 '팀 민지'라 불리는 춘천시청이다.
춘천시청은 지난해 8월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팀 킴을 꺾고 태극마크를 획득한 송현고 졸업생들로 이뤄진 팀으로, 컬링월드컵 3차전 우승,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동메달, 동계유니버시아드 은메달 등 맹활약을 펼쳤다.
춘천시청 역시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공식 연습을 했다. 팀 킴과는 시트 1개를 사이에 두고 훈련했다.
춘천시청은 새 멤버 하승연과 호흡을 맞추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하승연은 기존 멤버인 김민지, 김혜린, 김수진, 양태이의 송현고 1년 후배로, 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4월 합류했다.
이승준 춘천시청 코치는 "승연이는 송현고에서 스킵을 하던 선수다. 춘천시청에 와서 처음 스위핑을 하고 있다"며 "안 그래도 어린 선수들인데 더 어린 선수가 새로 와서 선수들이 긴장하고 있지만, 연습을 진짜 많이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팀 킴과 춘천시청이 아이스 위에서 연습하는 동안, 대기석에서 이들을 지켜보는 팀이 있었다.
태극마크를 노리는 또 하나의 우승 후보, 경기도청이다. 경기도청의 공식 연습 시간은 오후 3시부터 4시까지였는데, 아이스 상태를 먼저 살펴보려고 경기장에 일찍 도착해 있었다.
경기도청은 지난 2월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팀 킴, 춘천시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번 선발전이 팀 킴, 춘천시청, 경기도청의 '3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도청의 스킵 김은지는 "3파전이라기보다는, 이 대회에 나오는 팀 모두가 만만치 않다"며 "동계체전에서 우승한 좋은 기운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태극마크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춘천시청 이승준 코치는 "이번 대회는 아마 박빙일 것"이라며 "경북체육회도 잘하고 경기도청도 잘한다. 못하는 팀이 없다"고 치열한 승부를 예상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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