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단식 4강서 마룽에 1-4 패배…복식 준우승-단식 공동 3위
(부산=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좌절하는 데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아요. 아직 제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남자탁구의 대들보인 정영식(27·미래에셋대우)은 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5위 마룽(중국)에게 1-4로 덜미를 잡혀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좌절'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코리아오픈 2관왕에 올랐던 2015년 대회 이후 4년 만의 정상 복귀가 무산됐지만 이번 대회에서 지난달까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최강자 판전둥(중국)을 8강에서 4-2로 꺾는 '테이블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특히 정영식은 남녀 단식 4강에 오른 8명의 선수 중 유일한 '비중국' 선수다. 그나마 철옹성을 구축한 중국의 독주를 막는 데 일조한 것이다.
정영식은 이번 대회 남자복식 결승에선 중국의 판전둥-쉬신 조에 0-3으로 져 은메달을 땄다. 단식에서는 공동 3위로 동메달을 수확해 2개의 메달을 건졌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오른손 셰이크핸드 공격수인 판전둥과 마룽을 꺾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정영식은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 판전둥은 꺾었고 마룽의 벽은 넘지 못했다.
그는 "한 달 전 일본오픈 때 마룽에게 3-4로 졌는데, 이번에는 제가 컨디션이 좋았는데도 1-4로 졌다"면서 "그만큼 마룽이 전략을 비롯해 모든 게 완벽했다"며 패배의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정영식은 마룽에게 첫 세트를 내준 뒤 2세트를 11-5로 따내며 승리 기대를 품었지만 마룽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정영식의 허점을 파고들어 자신의 명성을 결과로 입증했다.
정영식은 그러나 "경기력에서는 마룽에게 졌지만 종전과 다른 경기 내용으로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2016년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중국을 이기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1년 남은 도쿄올림픽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좌절하지 않을 것이고 좌절할 시간도 없다"면서 "아직 한 번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내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리아오픈을 마친 정영식은 11일부터 14일까지 호주 질롱에서 열리는 호주오픈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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