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박찬호·김병현이 실패한 '무실점 투구' 도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8시 30분이 되면 한국 야구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펼쳐지는 미국프로야구 '별들의 전쟁'에 선봉장으로 나선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 30개 구단의 최소 750명(각 팀 25인 로스터 기준) 선수 중 64명만 초대받는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어마어마한 사건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올스타에 선정되면 대접부터 달라진다.
올스타에 몇 번 뽑혔는가가 명예의 전당행에 중요한 지표로 참고되며, 단 한 번만으로도 모든 선수 기록에 '올스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영광을 얻는다.
류현진 "올스타전 선발, 가문의 영광이다" / 연합뉴스 (Yonhapnews)
하물며 1년에 양대 리그에서 단 한명씩만 누릴 수 있는 올스타전 1선발의 영예를 올해 류현진이 차지했다.
116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외국인 선수 중에 올스타전에 선발 등판한 투수는 11명뿐이다.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포함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 5명, 멕시코가 2명, 프랑스, 쿠바, 일본, 베네수엘라가 각각 1명이었다.
류현진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이자 1995년 일본의 노모 히데오(당시 다저스)에 이어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로 1회부터 마운드에 오른다.
그만큼 류현진이 올해 전반기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방증인 셈이다.
류현진은 전반기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유일하게 1점대로 전반기를 마쳤다.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4번째 올스타전 출격이다.
류현진에 앞서 2001년 박찬호(당시 다저스), 2002년 김병현(당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18년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꿈의 무대' 올스타전에 나섰다.
하지만 KBO 리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첫 선수가 미국 진출 7시즌 만에 세운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또 박찬호는 내셔널리그 두 번째 투수, 김병현은 내셔널리그 7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타자 추신수도 8회에 대타로 나섰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선발로 나서고, 올해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하며 새 역사를 쓴 류현진은 이번 올스타전에서 한국인 최초 선발투수라는 신기원을 연다.
류현진이 한국인 최초 올스타전 무실점 호투를 이뤄낼지가 단연 관심사다.
2001년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힌 박찬호는 그해 7월 11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치른 올스타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 말 칼 립켄 주니어에게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김병현은 2002년 7월 10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가 5-3으로 앞선 7회 초 등판해 ⅓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추신수가 지난해 안타 한 개를 기록한 것이 지금까지 최고 성적이다.
이제 류현진의 차례다. 일단 경기 일정은 긍정적이다.
류현진은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 투구로 4전 5기 끝에 시즌 10승과 개인 통산 50승 고지를 밟았다.
올스타전도 정규리그처럼 나흘을 쉬고 닷새 만에 등판하게 되기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공을 던질 수 있다.
선배 박찬호와 김병현이 아쉬움을 남긴 올스타전 무대에서 류현진이 한국인 선수 최초로 무실점 호투에 도전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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