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육군총장 "동기생 생활관서 괴롭힘 발생…뿌리 뽑아야"

입력 2019-07-08 15:54  

서욱 육군총장 "동기생 생활관서 괴롭힘 발생…뿌리 뽑아야"
'인분사건' 관련 지휘서신…"입대 전보다 더 건강한 상태로 돌려보내야"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8일 "일부 부대의 동급자(동기생) 생활관에서 서열 구분, 힘센 동기가 약한 동기를 괴롭히는 등 다양한 병영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일선 부대 지휘관이 그런 현상을 뿌리 뽑을 것을 지시했다.
서 총장은 지난 3일자로 일선 부대에 내린 '지휘서신 1호'를 통해 "우리가 병영문화 혁신을 추진하면서 본래 목적과 병영환경 변화 등을 고려한 지속적이고도 추동력이 유지된 노력이 있었는지 자성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그는 "과거 육군을 가장 힘들게 했던 악성 사고는 병영 불안정 요소와 간부의 무관심이 결합하여 발생하였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재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지휘관부터 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을 갖고 육군의 변화를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총장의 지휘서신은 지난 4월 초 같은 부대 소속 동기인 일병 2명이 외박을 나가 모텔 안에서 한 명이 동기에게 대소변을 얼굴에 바르거나 입에 넣도록 강요한 일명 '인분사건'에 따른 지휘 조치이다.
그는 "최근 발생한 사고로 우리 군은 또 국민들에게 불신과 우려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며 "지휘관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부대의 지휘 사각영역(시·공간, 시스템, 여건 등)을 놓치고 있는지, 동급자 생활관이 모든 갈등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지 않은지, 법과 규정에 명시된 것을 알면서도 소홀히 하여 막을 수 있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 않은지 등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2012년 병영문화 선진화 계획 일환으로 동기끼리 생활관을 쓰게 되면 서열이 없어지고 구타, 가혹 행위 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동기생 생활관 운영을 확대 시행한 바 있다.
이런 의도에도 동기생 생활관에서 서열 구분, 가혹 행위 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 총장은 지휘서신에서 "지휘관들은 7월 중으로 부대를 면밀히 진단하기 바란다"며 "새로운 시각에서 진단하고, 그 결과 나타난 현상에 대해서는 본질을 파악하고, 이를 발본색원해 완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 후속 추적관리도 엄격히 시행해 형식적인 점검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장병에 대한 최고의 복지는 군 입대 전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건강한 상태로 가정과 사회로 되돌려 보내는 것"이라며 "지휘관들은 각종 훈련 때 안정성 평가 등 부대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세심히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제거해 인재를 예방해 달라"고 덧붙였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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