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로 채권값은 강세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등의 여파로 8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42포인트(2.20%) 내린 2,064.17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31일(2,041.74) 이후 한 달여 만의 최저치다.
지수 하락 폭과 하락률은 지난 5월 9일(-66.00포인트·-3.04%) 이후 약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삼성전자[005930](-2.74%), SK하이닉스[000660](-1.46%), 현대차[005380](-2.12%), 셀트리온[068270](-0.96%), LG화학[051910](-2.68%)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부분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5.45포인트(3.67%) 내린 668.72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올해 1월 8일(668.49) 이후 최저 수준이며, 하루 낙폭은 '검은 10월'로도 불린 작년 10월 29일(-33.37포인트·-5.03%)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6월 고용지표 호조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의 보험성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한 데다 미중 무역협상 난항 가능성 등이 악재로 작용해 아시아 주식시장이 급락했다"며 "한국 증시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도 약세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 규모는 22만4천개로 전문가들의 전망치(16만개)를 크게 웃돌았다. 연준이 경기 둔화에 대응해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기에는 어색한 상황이 된 셈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1.6원 오른 1,182.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180원 선을 넘은 것은 지난달 18일(1,185.8원) 이후 20일 만이다.
역시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가 장 초반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쳤고 이어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원화 약세를 더 부추겼다.
그러나 안전자산 선호에 국고채 금리는 대체로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bp(1bp=0.01%) 내린 연 1.422%에 장을 마감했다.
10년물은 연 1.530%로 0.3bp 내렸다. 5년물은 0.2bp 내리고 1년물은 보합 마감했다.
20년물과 50년물은 0.4bp씩 내리고 30년물은 0.5bp 하락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오전에는 미국 금리 상승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의 금리도 상승 출발했으나 오후에 주가 낙폭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일부 저가 매수가 들어오면서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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