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위 품목 미·중·일 1개씩↑…한국 7개 그대로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패권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 기업은 대체로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4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주요 상품·서비스 점유율' 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한 품목은 미국이 스마트 스피커 등 25개, 일본이 가상현실(VR) 헤드셋 등 11개, 중국이 PC 등 10개로 조사됐다.
이들 세 나라의 1위 품목은 1년 새 1개씩 늘었다.
한국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액정패널 등 7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해 1년 전 조사 때와 품목 수가 같았다.
한국 기업은 스마트폰과 대형 액정패널 외에 삼성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평면TV·디램(DRAM)·낸드(NAND) 플래시메모리와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이 1위에 올랐다.
D램(삼성전자·SK하이닉스), OLED패널(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평면TV(삼성전자·LG전자), 조선(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 등 4개 품목에선 1~2위를 한국 기업이 차지했다.
그러나 편광판 시장에선 2017년 26.0% 점유율로 1위이던 LG화학이 작년에 23.0%를 기록하며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24.0%)에 밀려 2위가 됐다.
또 VR 헤드셋에서 1위였던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23.3%포인트 급락한 8.4%를 기록해 일본 소니에 1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났다.
한편 중국계 기업은 스마트폰 등 9개 품목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렸고, 미국계 기업은 8개 품목에서 영토를 넓혔다.
이로써 조사 대상 74개 품목 가운데 주요 하이테크 25품목의 경우 상위 5개사에 든 기업 수가 중국계 33곳, 미국계 38곳, 중국과 미국 합작기업이 1곳으로 나타났다.
중국계 기업이 상위 5사에 포함돼 점유율을 늘린 품목은 스마트폰, 이동통신 인프라(기지국), 유기EL패널, 대형 및 중소형 액정패널 등 9개 품목이었다.
중국 화웨이기술은 세계 시장에서 위상을 한층 높였다.
차세대 통신 규격인 '5G'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화웨이는 이동통신 기지국 점유율을 1년 새 3.0%포인트 늘리면서 선두를 유지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에서도 3위를 차지하며 2위인 미국 애플에 육박했다.
미국 기업이 점유율을 늘린 8개 품목은 클라우드 서비스, VR 헤드셋,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HDD), DRAM 등이었다.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스마트 스피커에선 아마존닷컴, 구글 등 미국 업체 2곳이 6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한 가운데 알리바바그룹,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이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닛케이는 매년 세계 주요 상품·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을 각종 조사 기관 추계를 바탕으로 산출하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 하이테크 기업을 겨냥한 미국의 봉쇄 전략이 스마트폰의 세계 생산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 점유율이 크게 바뀌는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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