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때 '야구 신동'으로 TV에 나와…2019년 신인왕 경쟁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05년, 5살의 나이로 시속 61㎞짜리 공을 던진 '야구 신동'이 맹수로 자랐다.
2019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실질적인 에이스는 루키 원태인(19)이다.
원태인은 불펜으로 시즌 개막을 맞이해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2.58의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8일까지 삼성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은 투수는 덱 맥과이어(4.40)다. 맥과이어는 평균자책점 19위에 올랐다.
원태인이 현재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규정이닝을 채우면 삼성도 평균자책점 상위권에 오른 선수를 보유하게 된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원태인보다 평균자책점이 좋은 선수는 조시 린드블럼(1.89·두산 베어스), 앙헬 산체스(2.24·SK 와이번스), 드루 루친스키(2.28·NC 다이노스) 세 명뿐이다.
원태인은 "나는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아니다. 야수 선배들이 잘 막아주시고, 투·포수 선배들이 조언을 해주신다"며 "그 덕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했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많이 부족하다. 더 열심히 하라"고 냉정하게 다그치던 오치아치 에이지(50) 삼성 투수 코치는 최근 연일 원태인을 칭찬한다. 선배들도 원태인을 "신인왕 1순위"라고 부른다.
불펜으로 정규시즌 개막을 맞은 원태인은 기존 선발진의 부진이 이어지자 4월 말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불펜 투수로 6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2.63으로 호투한 원태인은 선발로 전환한 뒤에도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2.55로 활약했다.
원태인은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의 아버지는 실업야구에서 활약한 원민구 전 협성경복중 야구부 감독이다.
원민구 감독은 삼성에 지명을 받기도 했다.
한국프로야구는 1985년 신인까지 각 구단 연고지 고교 출신 선수를 무제한으로 뽑았다. 그러나 1986년 드래프트부터 10명으로 줄였고, 1987년부터는 3명으로 제한했다.
2019년 삼성 라이온즈 1차 지명 신인 원태인의 아버지 원민구 전 감독은 실업 야구에서 뛰던 1984년과 1985년 삼성에 1차 지명됐다. 삼성은 1984년 19명, 1985년 11명을 1차 지명했고, 2년 연속 1차 지명을 받은 원민구 전 감독은 삼성에 입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은 '진짜 삼성 1차 지명 선수'로 키워냈다.
경복중학교와 경북고에서 에이스로 성장한 원태인은 청소년 대표팀에도 뽑혔고,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부터 시속 140㎞ 중반이 공을 던졌지만, 최근에는 '정확하게 던지는 법'에 재미를 느꼈다.
원태인은 "정말 프로는 다르다. 시속 150㎞를 던져도 제구가 안 되면 타자들이 안타를 만들더라"며 "그래서 구속보다는 제구에 신경 쓰고 던진다"고 말했다. 원태인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0㎞로, KBO리그 평균(시속 142㎞)보다 느리다.
그러나 원태인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섞으며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았다.
정우영(LG 트윈스), 서준원(롯데 자이언츠), 김기훈(KIA 타이거즈) 등 절친한 친구들과도 즐겁게 신인왕 경쟁을 펼친다. 원태인은 "일단 지금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던진다'는 생각만 한다. 친구들과의 경쟁은 즐겁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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