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책 내고 기강 잡기 나선 전북대…잇단 교수 비위에 위기감

입력 2019-07-09 16:27  

쇄신책 내고 기강 잡기 나선 전북대…잇단 교수 비위에 위기감
김동원 총장 "의식과 태도, 사회 요구하는 도덕성에 크게 못 미쳐"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이 교수들의 잇따른 비위에 대해 9일 사과했다. '통감·적폐'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 총장은 먼저 인권센터를 독립적인 기구로 설치, 전문상담원을 배치해 학내 인권 문제와 성범죄 관련 상담과 처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다양한 유형의 인권 피해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피해자 보호 ·지원 매뉴얼 재정비와 가해자와 피해자의 조기 분리를 약속했다. 불구속기소 된 '갑질' 무용학과 교수와 동료를 성추행한 교수 등의 사례를 사전에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총장은 30여분간 기자회견을 하며 교수사회와 우리 사회의 도덕성 기준의 '비대칭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전북대는 구성원들의 헌신과 노력, 도민의 성원에 힘입어 거점 국립대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며 꾸준히 발전해왔다"며 "그러나 우리의 인식과 태도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성과 공공성에 크게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전북대가 성장하기 위해선 보다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갖춘 집단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연구윤리와 인권 문제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좌우명인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와 논어의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칠 줄 모르는 것이 정말로 잘못이다(過而不改 是謂過矣)'를 인용하며 비판과 책임을 감당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김 총장은 앞으로 교수 윤리에 크게 벗어나거나 구성원들에게 추가피해가 예상되면 직위해제 등의 선행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점에서 김 총장의 사과가 나름대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관행과 적폐로부터 대학 제도와 규정을 새롭게 정비하는 일은 총장 혼자의 의지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며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학내에서 개혁을 함께 할 이들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 총장으로선, 이번 기회에 개혁 방안을 마련해 추진동력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쇄신책만으로는 교수사회를 개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5명인 연구감사실의 기능과 인력을 보강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인력 보충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다.
징계가 수사 착수 시와 기소 시 등 사안마다 달라 '주먹구구식'이란 비판과 함께 김 총장이 분명한 혁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취임 6개월 만에 시험대에 오른 김 총장은 최근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면서 "전북대가 다시 올곧게 설 수 있도록 성원과 마음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sollens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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