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자신들의 폴란드 5세대(5G) 이동통신망 시장 진출을 조건으로, 폴란드에 30억 즈워티(약 9천329억원) 투자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화웨이 폴란드지사 측은 "향후 5년간 폴란드에서 물품 구매로 거의 30억 즈워티를 쓸 계획"이라면서도 "화웨이는 폴란드에서 투자하며 발전하고 싶지만, 이러한 투자는 사업적 관점에서 타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앞서 폴란드에 3년간 20억 즈워티(약 6천222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번에 투자 예정 액수를 대폭 늘린 것이다.
로이터는 화웨이 측이 폴란드의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자신들이 맡을 역할이 투자 규모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단서도 달았다고 보도했다.
화웨이의 이러한 발표는 동유럽을 순방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야첵 차푸토비치 폴란드 외무장관과 만나는 가운데 나왔다.
차투포비치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중국의 투자에 열려있다. 특히 제조업과 혁신 분야 등에서 그렇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이 안보 우려를 제기하며 동맹국에도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폴란드와 중국은 화웨이의 폴란드 5G 통신망 시장 진출 등을 둘러싸고 불안정한 관계를 이어왔다.
로이터는 또 다른 기사에서 폴란드가 미·중 냉전의 최전선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폴란드는 지난 1월 화웨이 간부 직원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한 데 이어 화웨이 제품에 대한 퇴출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동유럽을 순방 중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헝가리에서 "미국의 중요한 시스템이 있는 곳에 (화웨이) 장비가 같이 있으면 미국으로서는 그런 곳들과 협력하는 게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4월 들어 폴란드의 태도가 다시 바뀌면서, 폴란드 정부가 업체의 비용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5G 건설에서 화웨이를 완전 제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 폴란드 최대 전신업체인 플레이(Play)는 "화웨이 설비 사용을 금지하면 제품 가격이 오르고 신기술 도입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면서 "화웨이 설비에 잠복한 안보 위협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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