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노 딜'·보수당 브렉시트 합의안 보다는 EU 잔류 택할 것"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9일(현지시간) 영국의 새 총리가 선출되면 브렉시트(Brexit) 제2 국민투표를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빈 대표는 이날 노동당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새 총리는 그들(보수당)의 브렉시트 합의안이나 '노 딜' (수용) 여부를 다시 국민투표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코빈 대표는 "만약 국민투표가 열리면 노동당은 '노 딜' 또는 우리 경제나 일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보수당의 브렉시트 합의안보다는 EU 잔류를 위한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코빈 대표가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내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2 국민투표 쪽으로 조금 더 기울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코빈 대표의 발언은 어떠한 경우에도 제2 국민투표를 열어야 한다는 일부 노동당원들의 요구를 완전히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코빈 대표는 이메일에서 만약 조기총선이 열릴 경우 노동당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현재 차기 보수당 당대표 및 총리 유력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10월 31일 영국이 EU를 탈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후보인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 역시 EU와 브렉시트 재협상이 불가능하다면 무거운 마음으로 '노 딜'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노 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10월 31일 EU와 결별하는 것을 말한다.
노동당은 지난해 연례 전당대회에서 브렉시트 전략과 관련해 우선 조기총선을 추진하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제2 국민투표를 비롯한 모든 옵션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확정했다.
코빈 대표의 그간의 언급 역시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브렉시트를 둘러싼 교착상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자 노동당 내부에서는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왔다.
특히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 보수당과 함께 노동당 역시 유권자로부터 외면받는 결과가 나오자 당 내부에서 브렉시트와 관련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앞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천650만 명 중 72.2%가 참가해 전체의 51.9%인 1천740만명이 'EU 탈퇴'에, 48.1%인 1천610만명이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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