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이 사신 접견한 전각…내부에 현대식 시설 갖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2015년 시작한 복원 작업이 사실상 완료된 경복궁 흥복전(興福殿)이 공개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10일 조선 제26대 임금 고종(재위 1863∼1907)이 외국 사신을 접견한 전각인 흥복전을 개방했다.
교태전과 함화당 사이에 있는 흥복전은 1866∼1867년 경복궁을 중건할 때 건립됐다. 영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거주한 잠저인 창의궁 함일재를 옮겨 지었다고 전한다.
사신 접견 외에도 임금이 학문을 연마하는 경연(經筵)과 양로연 장소로 사용됐다. 헌종 어머니이자 흥선대원군 아들을 양자로 삼아 왕위에 오르게 한 신정왕후가 1890년 승하한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1917년 소실된 창덕궁 침전 권역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허물어졌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순종 10년에 이왕직(李王職)은 경복궁 내 여러 전각을 옮기는 방안을 총독부와 논의했는데, 교태전·강녕전·함원전·만경전·흥복전이 포함됐다.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은 "일제강점기에 훼철된 뒤에 흥복전 자리에는 일본식 정원이 들어섰다"며 "흥복전 복원은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민간업체인 건화고건축이 기증한 국산 소나무 50여 그루를 사용해 복원한 흥복전은 흥복전과 동행각·서행각·북행각으로 구성된다. 연인원 1만8천여 명을 투입했고, 기와 약 7만5천 장을 사용했다.
다만 흥복전은 아직 단청하지 않은 이른바 '백골집'이고, 현판도 없는 상태다.
이정연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장은 "전통안료와 아교는 개발했지만, 시방서와 품셈은 2022년쯤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청은 2024년쯤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현판은 단청할 때 11개를 걸 예정인데,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현판 4개는 보존처리해서 다시 사용하려고 한다"며 "흥복전은 현대식 화장실, 냉난방 시설, 전기 시설, 빔프로젝터 등을 갖춰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궁능유적본부는 구체적 활용 방안을 수립해 내년에 흥복전 내부를 개방할 방침이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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