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굶주림 심각…8억2천만명 영양결핍·2년새 3천700만명↑

입력 2019-07-10 17:23  

지구촌 굶주림 심각…8억2천만명 영양결핍·2년새 3천700만명↑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특히 심각…5세 미만 어린이 22% 만성 영양부족
"기후변화가 농업 생산량에 영향"…도시 인구 90% 오염된 공기 마셔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굶주림에 시달리는 전 세계 인구가 2년 사이에 4천만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9일(현지시간) 유엔이 발간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보고서'(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Report) 2019년 판을 보면 영양 결핍에 시달리는 전 세계 인구는 2017년 기준 약 8억2천100만명으로 추산됐다.
2015년에 영양 결핍 인구가 7억8천400만명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2년 사이에 제대로 먹지 못하는 이들이 약 3천700만명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영양 결핍 상태인 이들의 수가 2014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의 굶주림이 심각했다.
이 지역 영양 결핍 인구는 2014년에는 1억9천500만명이었는데 2017년에는 2억3천700만명으로 4천200만명이나 증가했다.
보고서는 굶주림과 관련한 남아메리카 지역의 상황도 악화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경기 침체, 물가 상승, 소득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영양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어린이에게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2018년 기준 5세 미만 어린이의 22%에 해당하는 1억4천900만명이 만성적인 영양 부족을 겪고 같은 연령대 아동의 7.3%(4천900만명)가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 저해를 겪는 5세 미만 아동의 비율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한 오세아니아 지역이 38%로 가장 높았고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과 중앙·남부 아시아가 각각 32%로 뒤를 이었다.
반면 유럽과 미국의 아동 성장 저해 비율은 2.6%로 7개 지역 가운데 가장 낮았다.

빈곤 퇴치 진전 속도는 최근 둔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에 1.9달러(약 2천250원)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는 극단적인 빈곤 인구 비율은 1990년 약 35.9%에서 2010년 16%, 2015년 9.9%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빠른 속도로 하강했으나 2018년 현재 8.5%에 머물고 있다.
극단적인 빈곤을 2030년까지 종식하는 것이 목표지만 현재의 추세가 유지될 경우 극단적인 빈곤 인구의 비율은 2030년에 6.0% 수준을 기록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극단적으로 빈곤하게 사는 전 세계 인구는 7억3천600만명으로 추정됐으며 이 가운데 4억1천300만명이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 몰려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유엔은 기아·빈곤 퇴치 등을 위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로 기후 변화를 지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류전민(劉振民) 유엔 경제·사회문제 담당 사무차장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가장 시급한 과제로 기후 변화를 꼽고서 이 문제가 빈곤을 줄이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수십 년에 걸쳐 이룬 진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 중 16가지 분야는 진전을 이루고 있으나 빈곤 해결을 위한 시도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서 기후 변화가 농업 생산량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굶주림이 확대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인터넷 접속과 관련한 지역별 격차도 심각했다.
선진국 국민의 경우 80% 이상이 인터넷 등에 접속해 온라인 정보를 취득하지만, 개도국의 경우 그 비율이 45%였고 최빈개도국(LDCs)은 20%에 불과했다.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기초적인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들도 많았다.
보고서는 6억1천700만명에 달하는 아동과 사춘기 청소년이 최소한의 읽기와 계산을 하지 못하며 7억5천만명의 성인이 문맹 상태라고 밝혔다.
2010∼2017년 최빈개도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4.8%로 유엔이 목표한 7%에 훨씬 못 미쳤다.
전 세계 도시에 사는 10명 가운데 9명은 오염된 공기를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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