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주지사가 불법 이민자에게도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미 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법 이민자에게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캘리포니아주가 미국 내 50개 주(州) 가운데 처음이다.
그동안 체류 지위가 불안정한 이민자에게도 제한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가 있었지만, 대부분 응급상황이나 임신 등 특정 진료 항목으로만 제한했다.
뉴섬 주지사가 전날 서명한 법안은 25세 이하 저소득 이민자에게 체류 지위와 관계없이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Medicaid)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 관리들은 이 법안으로 약 9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주 정부 예산은 9천800만 달러(1천158억 원) 상당으로 재원은 이미 예산 편성에 반영돼 있다.
캘리포니아는 지금까지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에 대해서는 체류 지위와 관계없이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번 법안으로 19~25세 젊은 층으로 건강보험이 확대된 것이다.
민주당 소속인 뉴섬 주지사는 불법 이민자 건강보험 적용 연령을 점차 높여 나갈 것이라면서 향후 재원 마련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 법률이 의료 서비스를 꼭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의료시설 접근권을 제공함으로써 건강이 기본권이라는 믿음을 재확인하게 하는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결과적으로 민영보험을 이용하는 중산층 가구에서 강제로 거둬들인 세금을 불법 이민자를 위한 건강보험에 쏟아붓는 셈이라며 이 법률에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은 합법적인 거주자에게 과세하고 불법 거주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반박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어 지난달 이 법안이 차례로 통과됐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