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퍼스트캣' 사망사고 운전자, 침묵 깨고 고백

입력 2019-07-11 09:30  

뉴질랜드 '퍼스트캣' 사망사고 운전자, 침묵 깨고 고백
"아던 총리에 사과 카드…바쁜데도 짬 내서 답장 줘 감사"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고양이를 차로 치어 죽게 한 사고 운전자가 1년여간의 침묵을 깨고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dpa통신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리스라는 이름의 사고 운전자는 현지 매체 '스터프'에 사고 당시 상황과 이후 사고 수습 과정에서 아던 총리와의 일화를 털어놨다.
아던 총리의 오클랜드 자택 인근에 사는 그는 지난 2017년 10월 차를 타고 자신의 집 앞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실수로 고양이 한 마리를 쳤다.
고양이 주인을 찾던 그는 아던 총리의 고양이라는 이웃의 말을 듣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전했다.
급히 동물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고양이는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
전전긍긍하던 크리스는 아던 총리의 파트너 클라크 게이포드에게 사고 소식을 전했고 이어 그의 두 자녀는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의 뜻을 담은 카드를 아던 총리 측에 보냈다.
카드에는 크리스의 일곱 살 난 딸이 '아빠를 감옥에 보내지 말아달라'고 간청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약 한 달 뒤 크리스는 자신에게 온 음성 메일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가 답장을 보낸 것.
그는 "아던 총리는 내가 시련을 겪게 돼 유감이고 카드를 보내줘서 고맙다고 했다"며 바쁜 가운데 짬을 내서 자신이 괜찮은지 물어봐 준 총리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패들스 아던-게이포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퍼스트 캣'은 연한 갈색과 흰색 털을 지닌 다지증 고양이로, 팔로워가 1만1천 명이 넘는 트위터(@FirstCatofNZ) 스타였다.
그러나 아던 총리가 총리직에 오른 지 불과 몇 주 뒤 자동차 사고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아던 총리는 오랜 파트너 게이포드와 지난해 6월 첫 아이 '니브'를 얻었으며 지난 4월 게이포드와 약혼했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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