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자인 주민들, 센터 운영 방해
주민 "이주 문제 등 약속 안 지켜" vs 부산시 "주민 간 내분이 문제"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재활용 쓰레기 절반가량을 처리하는 생곡 재활용센터 운영이 7일째 파행하면서 쓰레기 처리 대란이 우려된다.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강서구 생곡동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가 5일부터 7일째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
생곡동 주민으로 구성된 '생곡폐기물처리시설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센터 앞 도로에서 쓰레기 차량이 드나드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센터 운영권은 부산시가, 소유권은 주민들이 가지고 있다.
센터는 1994년 생곡동에 쓰레기매립장이 만들어지며 주민 보상을 위해 건립된 시설이다.
주민들이 센터를 소유·운영하며 수익을 마을 발전에 써왔지만, 공장 가동중단 등이 잦아지자 부산시가 지난해 공공성 확보를 위해 운영권만 넘겨받았다.
주민들 저지로 쓰레기 반입이 안 돼 일부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쓰레기 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33개 아파트 단지에서 이번 주 재활용품 수거가 이뤄지지 않았다.
재활용품 수거 중단 사실이 공지되지 않은 주택가 일부에도 재활용품이 쌓이고 있다.
대책위가 이런 강수를 둔 데는 부산시와 이주·운영권을 두고 벌이는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서다.
대책위는 시가 운영권을 가져가는 대신 약속한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이주 대책 포함 5년 단위 합의서를 작성하기로 했는데 시가 현 대책위와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고 있다. 운영경비와 복지기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1월에 나와야 하는 복지기금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부산시 이런 태도에 극단적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선 7기가 들어서며 이주 논의를 주택을 가진 사람하고만 이야기하자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과만 협상하려는 태도를 보이는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기금은 적립돼 있으나 주민 간 내분이 있어 배분이 안 되고 있을 뿐이며, 이주 문제와 관련해서도 부산시가 논의를 통해 풀려고 하지만 대책위가 극단적인 선택만을 하고 있다"면서 "대책위와 계속 협의를 진행해 이른 시일 내 재활용품 반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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