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1922년 6월. 경성 시내는 파격적인 스타의 등장에 발칵 뒤집혔다.
주인공은 기생 강향란. 14세에 한남권번에 입적해 인기를 끌던 그가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성 양복을 입은 채 시내를 활보한 것이었다. 조선 최초 단발머리 기생의 탄생이다.
정동극장은 실존인물 강향란을 모티브로 한 음악극 '낭랑긔생'을 오는 26일 무대에 올린다.
개화기 기생은 창작자들에게 늘 흥미로운 소재였다. 관기 제도 폐지 이후 조선의 전통 가무악을 이어나간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최전선에서 받아들여 대중에게 알리는 유행의 선두주자이기도 했다.
'낭랑긔생'은 소녀들이 권번에 들어가 새 이름을 얻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의지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들은 예술가, 교사, 독립운동가, 인권운동가로 변모하며 격동의 시기를 살아낸다.
조은 작가는 "영웅이 아닌 소소한 인물의 역사에도 주목하고 싶었다. 특히 기록에조차 단편적으로만 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여성들이 함께함으로써 더 강해지는 연대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오늘날과 맞물리는 지점을 관객과 생각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김주연, 홍륜희, 이예지, 박찬양, 이지해, 노희찬, 윤성원이 출연하며 연출은 강유미가 맡는다.
공연은 8월 18일까지. 관람료는 3만∼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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