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합의 정면도전…우리 역시 특별병기 개발하지 않을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한이 11일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남북 군사합의에 위배되는 무력증강이라고 주장하며 이런 군사력 강화가 계속되는 한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조미(북미) 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면 일보 전진하였다가 백악관에서 차단봉을 내리면 이보 후퇴하는 외세의존의 숙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북남관계 전망은 기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F-35A 도입에 대해 "주변 나라들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보장하며 특히 조선반도 유사시 북침의 '대문'을 열기 위한 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은 상대방을 겨냥한 무력증강을 전면중지할 데 대하여 명백히 규제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에 정면도전하였다"면서 "역사적인 판문점 조미 수뇌 상봉으로 조선반도에 긍정적인 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때에 자기 동족을 해칠 살인 무기를 끌어다 놓는데 순응하는 것이 남조선당국자가 떠들어대는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의 창안품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에 대해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밝힌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 실장은 또 "우리 역시 불가불 남조선에 증강되는 살인 장비들을 초토화시킬 특별병기개발과 시험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며 "남조선 당국은 미국에 추종하면 북남관계개선의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라는 허황한 망상을 버리고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당국이 남측을 직접적으로 비난한 것은 지난달 27일 외무성 미국 담당 권정근 국장의 담화문 발표 이후 2주 만이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대내외 매체에서 대남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회동 이후 되살아난 긍정적인 대화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런데도 이날 문 대통령을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비난한 것은 북한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군사 무기 도입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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