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떠났다고 무너질쏘냐…'전북 걱정'은 기우였다

입력 2019-07-11 11:56  

김신욱 떠났다고 무너질쏘냐…'전북 걱정'은 기우였다
문선민 활약·권경원 복귀 등 연이은 호재


(대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전북은 김신욱뿐만 아니라 4∼5명이 빠져도 끄떡없지 않나요. 스쿼드가 워낙 두텁잖아요."
10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20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적장인 안드레 대구 FC 감독이 건넨 말이다. 최근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중국으로 보낸 전북을 맞이하는 상황에 관해 묻자 나온 답이었다.
그의 말대로 전북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력 약화의 우려를 보란 듯이 날리고 리그 3연패 도전에 더욱 추진력을 얻고 있다.
대구와의 20라운드는 전북 입장에선 3연패 도전의 분수령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였다.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던 다크호스 대구,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울산 현대, FC 서울과의 대결이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첫 경기부터 공격의 핵심이 빠진 상황은 절대 작지 않은 변수였다.
더구나 김신욱의 대체 자원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을 타진하다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경기를 앞두고 전해지면서 자칫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와중에 경쟁팀인 울산이 하루 앞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 자리를 꿰찬 뒤라 전북으로선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대구전을 앞두고 "이 경기부터 울산, 서울전까지 3연전은 결승과 다름없다고 할 만큼 중요하다"면서 "내심 김신욱이 세 경기까지는 치르고 떠났으면 했다. 하지만 보내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김신욱의 빈 자리는 느낄 새가 없었다. 전북은 3분 만에 두 골을 뽑아낸 것을 시작으로 대구를 정신없이 몰아치며 4-1로 대승했다.
'특급 도우미'로 나선 이동국의 지원 속에 문선민이 쉴 새 없이 측면을 휘저으며 개인 첫 해트트릭을 폭발, 김신욱이 떠나자마자 전북의 새로운 해결사로 명함을 내밀었다.
여러 대회를 치르느라 선수단 전체적으로 피로가 누적되면서 조금씩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가운데 미드필더 정혁은 결승 골을 뽑아내는 등 다른 포지션에서도 기회를 얻은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중국 톈진 톈하이에서 뛰다 최근 임대로 합류해 전북 유니폼을 입고 복귀전을 치른 중앙 수비수 권경원 등도 제 몫을 해주며 누가 그라운드에 나와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팀이라는 걸 과시했다.
김신욱의 공백은 오히려 전북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자극제로 작용하기도 했다. 문선민은 "신욱이 형의 빈 자리가 크다. 그래서 모두가 한 발 더 뛰려고 했다"고 귀띔했다.
상대인 대구가 부상과 퇴장 징계 등으로 시즌 내내 가동하던 베스트 11중 무려 7명이 빠져 스스로 무너진 면도 있었지만, 전북의 저력을 확인하기엔 충분했다.
대구전 완승으로 리그 9경기 무패 행진과 선두 탈환이라는 소득을 거머쥔 전북은 14일 승점 1 차이로 2위를 달리는 울산을 안방으로 불러들이고, 20일에는 3위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 나선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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