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문제지 유출 없었고, 규정에 따라 징계했다" 해명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카이스트(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한 학생이 기말고사 기간에 교사연구실에 침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1일 한국과학영재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 A 군은 기말고사 기간인 지난 6월 17일 오후 7시 30분께 교실동 5층 수리정보과학부 사무실과 수학 교사 연구실에 침입했다가 교사들에게 현장에서 적발됐다.
시험 기간을 앞두고 시험문제를 출제하거나 문제지를 보관하는 학부사무실과 교사연구실에 학생들이 찾아가는 행위가 금지된다.
A 군은 지난달 12일에도 새벽에 기숙사를 무단으로 나왔다가 30분 만에 돌아가는 등 규정을 위반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이 학교 규정을 보면 학생은 점호를 마치고 자정 이후 기숙사 밖으로 나갈 수 없다.
학교 측은 A 군이 과잉행동과 심한 불안 증세를 보여 학부모에게 인계하고 지난 2일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학교 측은 무단침입만 했을 뿐 시험문제지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징계위원회는 접근이 금지된 장소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규정을 위반했다며 A 군에게 수업권을 박탈하는 특별교육 이수 10일을 명령했다.
또 장학금 자격 상실과 해당 과목(수학) 0점 처리를 결정했다.
일부 학교 구성원들은 "우수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사안이 발생했는데 학교 측이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사건 발생 한 달이 되도록 학교 구성원 대부분이 처분 결과를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6월 말에 과학영재축제 행사가 있었고 곧이어 여름방학이 시작돼 정계 절차가 늦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학교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징계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에 있는 한국과학영재학교는 2003년 영재학교로 출범해 2009년 KAIST 부설 학교로 지정된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과학영재학교다.
해마다 전국에서 120∼130명을 선발하는 이 학교는 KAIST 첨단시설과 교수진을 활용하고 KAIST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교육을 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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