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힘내고,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까지" 한목소리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에서 다이빙은 비인기 종목이다.
그러나 우하람(21)과 김영남(23·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활약으로 남자 다이빙은 종합대회가 열릴 때는 주목도가 커진다.
여자 다이빙은 세계수영선수권이 한국의 광주에서 열리는 올해에도 주목받지 못했다.
오랜 기간 서로 경쟁하고, 힘을 모아온 한국 여자 다이빙 국가대표 김수지(21·울산광역시청), 조은비(24·인천광역시청), 문나윤(22·제주도청)은 11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이번 기회를 꼭 살려야 한다. 한국 여자 다이빙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종목 결선(12명)에 진출해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내면 관심은 커질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국제수영연맹(FINA) 다이빙 월드컵에서 추가로 주어지는 올림픽 결승 티켓(종목별 18장)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희망을 살린다면 "선전했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다.
김수지는 한국 여자 다이빙에서 결승 진출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다.
국가대표팀 지도자인 박유현 국민체육진흥공단 다이빙 감독은 "김수지의 종목(3m 스프링보드)에서 비슷한 수준의 선수가 20명 정도 있다. 당일 컨디션 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수지는 "꼭 결선에 진출해서 도쿄올림픽행을 확정하고 싶다"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준비한 걸 모두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수지는 14살이던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했다. 당시 모든 종목에 나선 한국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다.
그는 "당시 나는 너무 어렸다. 올림픽이 얼마나 대단한 무대인지 알지 못했다"며 "돌아보면 '복에 겨운 생각'이었다"라고 떠올렸다.
김수지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당시 받은 충격을 떠올리며 김수지는 "휴"하고 크게 한숨을 쉬었다.
김수지는 "기회는 늘 오는 게 아니다. 나와 한국 여자 다이빙에 정말 좋은 기회다"라며 "광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조은비와 문나윤은 세계선수권을 치르기 직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해 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은비는 10m 플랫폼 은메달을 따는 등 메달 4개(은 1, 동 3개)를 수확했다. 문나윤도 조은비와 짝을 이뤄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에서 3위에 올랐다.
조은비와 문나윤은 유니버시아드를 마치고 10일 귀국했고, 11일 광주에서 훈련했다.
조은비는 "유니버시아드를 한 번도 나가지 못해서 다소 무리한 일정을 소화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아서 더 힘이 난다"고 말했다.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은메달리스트인 문나윤도 "'이번 대회에서도 메달을 딸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는데 시상대에 올랐다. 기분 좋게 광주에 왔다"고 웃었다.
조은비와 문나윤은 광주 세계선수권에서도 준결승 진출 이상을 노린다. 문나윤은 "우리 여자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한국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건 참 좋은 기회다. 이 기회를 살려서 한국 여자 다이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여자 다이빙팀의 맏언니인 조은비는 "동생들도 힘을 내서 좋은 성적을 올렸으면 좋겠다. 국외에서 대회를 치를 때면 다른 나라 선수를 응원하는 소리에 주눅 들곤 했다. 한국 여자 다이빙 선수들을 응원해주시면 더 힘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은비와 문나윤도 도쿄올림픽행을 간절하게 꿈꾼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의 상처도 아직 남아 있다. 조은비는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 문나윤은 10m 플랫폼에서 개인전을 펼치고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에서는 함께 연기한다.
조은비와 문나윤은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에 결승 진출에 실패해 도쿄올림픽 진출권을 따지 못하더라도, 다이빙 월드컵에서는 희망이 있다는 건 확실히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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