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발표된 기업 재훈련 계획 중 최대 규모…디지털 전환 따른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7억 달러(약 8천200억원)를 투입해 미국 직원의 3분의 1을 재훈련하기로 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은 이날 현재의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해 2025년까지 10만 명의 직원을 재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신규 훈련 프로그램은 특히 직원들이 사내의 고급 일자리로 옮겨가거나 회사를 나가 새 직업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
대부분의 훈련은 무료로 제공되며, 참가 여부도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된다.
예컨대 지역별 물류기지인 풀필먼트 센터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직원은 이 센터에서 가동되는 설비를 관리하는 정보기술(IT) 지원 역할을 배울 수 있다.
또 비(非)전문직 직원은 대학에 가지 않고도 몇 년에 걸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훈련을 받을 수 있다.
아마존의 '머신러닝(기계학습) 대학' 같은 상급 훈련 과정도 있다. 이 과정은 컴퓨터 사이언스 지식을 갖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 대학원 수준의 머신러닝 기술을 가르친다.
또 아마존은 풀필먼트 센터 직원들이 간호나 항공기 정비처럼 수요가 많은 분야의 자격증이나 학위를 따도록 학비의 95%를 지원하는 '아마존 커리어 초이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아마존이 채용하지 않는 분야로, 재훈련 뒤 회사를 나가도 좋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전 세계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 제프 윌키는 "기술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고, 직업도 바꾸고 있다"며 이번 계획은 직원들이 미래의 기회에 대비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미국에서만 2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WSJ은 아마존의 이번 계획이 "발표된 기업의 재훈련 계획 중 가장 규모가 큰 것 중 하나"라며 직원 1인당 대략 7천 달러(약 820만원)를 투입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역사상 실업률이 가장 낮은 가운데 첨단기술 지식을 요구하는 디지털 전환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많은 미국 기업들은 기존 종업원들이 새로운 역할로 전환하도록 도우려 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고용주들이 불과 몇 년 뒤에라도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아마존은 최근 몇 년간 노동단체와 의원들로부터 직원들 처우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아마존이 창고의 근무 환경을 크게 개선하고 노동자의 노조 결성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마존도 이에 부응해 지난해 미국 직원에게 주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했다. 1분기 기준 아마존의 전 세계 정규·시간제 직원은 63만600명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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