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50만 그루 울창한 태화강 십리대숲…밤엔 '은하수 길'로 변신
(울산=연합뉴스) 김용민 차근호 박정헌 김용태 기자 = 7월 둘째 주말엔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에서 50만 그루의 대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맘껏 마셔 보자.
길이가 10리(약 3.9㎞)에 달하는 울창한 대나무숲 속을 천천히 걸으며 더위를 식힐 수 있다.
토요일인 13일은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 많겠고 경남 서부내륙엔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
일요일인 14일에는 대체로 흐리고 울산과 일부 경남 내륙에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소나기나 비가 내리는 지역에는 천둥과 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 50만 그루 대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에 흠뻑
울산시 중구 태화강 옆에 자리 잡고 있는 대나무숲은 길이가 10리에 달한다고 해서 십리대숲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실제 길이는 10리보다 조금 더 긴 4.3㎞이며, 폭은 40∼50m 정도로 하늘에서 보면 날씬하고 긴 활 모양을 이루고 있다.
전체 넓이는 10만여㎡에 이르며, 50만 그루의 대나무가 울창하다.
대숲으로 들어가는 길은 여러 군데가 있지만, 태화강 정원의 오산광장 옆에서 출발해 만남의 광장까지 이어지는 산책 코스를 걸으면 숲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입구에 서면 높이가 족히 10m는 되어 보이는 대나무들이 하늘로 쭉쭉 뻗어 있다.
폭이 넓은 산책로 양옆으로는 곧은 대나무의 행렬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대숲 안에서는 강렬한 여름 햇볕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다.
높게 자란 대나무들의 촘촘한 가지와 잎이 산책로 위를 뒤덮어 햇볕을 대부분 가려 주기 때문이다.
마치 불을 꺼놓은 실내에 들어온 것처럼 대숲 밖보다 약간 어둡기까지 하다.
대숲을 계속 걸어가다 보면 주변의 소음이 사라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대나무 잎들이 사각거리며 서로 부대끼는 소리만이 생생히 들린다.
바람이 한차례 불기라도 하면 멀리서부터 '쏴' 하는 소리가 대숲 전체를 훑고 지나간다.
숲으로 들어갈수록 코에 감도는 풀냄새와 대나무 향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대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한껏 들이마셔 보자.
왠지 머리가 맑아지고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
산책로 곳곳에는 벤치가 마련돼 있어 잠시 앉아 숨을 고를 수 있다.
전체 산책 코스는 느린 걸음으로 30∼40분 정도 걸리며, 중간에는 태화강 정원이나 강변으로 이어져 있는 길도 나 있다.
◇ 밤에는 별빛 조명 반짝…데이트 코스로 변신
십리대숲은 밤이 되면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낮 동안 온통 초록빛이었던 대숲은 해가 지면 반짝이는 별빛으로 빛난다.
270여 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에서 나온 초록, 빨강, 파랑 빛이 대나무를 따라 빛나는 '은하수 길'이 펼쳐지는 것이다.
은하수 길은 울산시가 2017년 야간에 십리대숲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만든 야간 산책로다.
특히 연인들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매일 최대 1천 명이 밤에 은하수 길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하수 길은 산책코스 중 400m 구간에 조성돼 있으며 오후 11시까지 운영한다.
yongt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