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보도…미 국무부 "이란과 외교적 해결 추구"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미국이 2015년 이란 핵 협상 타결의 주역인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에 대한 제재를 보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최근 고조되고 있는 이란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외교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한 소식통은 "참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류가 우세했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자리프 장관을 당분간 제재하지 말자고 주장해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혁명수비대 장성 8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이란 외무장관에 대한 추가 제재도 예고했다.
미 재무부는 자리프 장관에 대한 제재 발표를 위해 보도자료 초안을 마련해 내부적으로 회람까지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자리프 장관에 대한 제재는 발표되지 않았고 그는 다음 주 유엔에서 열리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관한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뉴욕 소재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려면 미국이 비자를 발급해줘야 하므로 이 역시 자리프 장관에 대한 제재 보류의 신호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 내 대표적인 온건파로 꼽히는 자리프 장관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과 미국의 대(對)이란제재 해제를 골자로 2015년에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주역이었다.
앞서 자리프 장관은 지난 4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은 이란 외부에 어떤 재산도 없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제재에 개인적으로 어떤 위협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그러면서 "나를 제재했을 때 유일한 영향은, 아마 그것이 유일한 목적일 수 있는데, 나의 의사소통 능력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그것은 확실히 미국의 의사결정 가능성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리프 장관에 대한 제재를 보류했다는 보도에 대해 미 국무부는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는 않았다.
다만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란과) 외교적 해결을 추구한다"며 이란과 전제조건 없이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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