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충원 안 돼 재정적 어려움…전환 절차 마무리 단계"
군산중앙고도 일반고로…상산고 지정취소 확정시 전북에 자사고 '0'
(익산=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자율형 사립고인 전북 익산 남성고가 일반고 전환을 추진한다.
애초 자사고를 유지할 방침이었으나 전북도교육청의 전주 상산고 평가 결과를 지켜본 결과 재지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입장을 선회했다.
익산 남성고는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입장을 정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남성고는 "현재 상황에서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기준 점수를 넘기기 어려우며, 이제는 입시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교육의 본질에 충실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학교는 350명 정원에 지난해 40명, 올해 100명가량이 미달하는 등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재지정 기준 점수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세가 급격해지는 상황에서 최근 자사고에 대한 논란까지 격화하면서 내년 신입생 충원율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입생 충원율은 자사고 재지정의 주요 평가 지표다.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하면 적정한 학교 운영예산을 확보할 수 없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도 한몫했다.
실제 남성고는 최근 학생 모집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이사회의 도움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고는 내년에 재지정을 위한 평가를 받을 예정이었으며, 4년 전 평가에서는 76점을 받았다.
남성고는 지난 4일 학교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으며 최근 학부모 총회와 학생 총회 등의 절차도 마무리했다.
남성고는 마지막 절차인 이사회를 늦어도 이달 말 안에 열고 일반고 전환 방침을 확정한 뒤 전북도교육청에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남성고는 일반고로 전환하더라도 현재의 재학생은 애초 예정된 자사고 교육과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등 피해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전북교육청은 청문과 교육부 동의 절차를 밟아, 고교 입학전형을 확정해야 할 9월 중순 안에 일반고 전환을 결정하게 된다.
앞서 군산 중앙고가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 전주 상산고는 전북교육청 평가 결과 기준 점수를 통과하지 못해 지정취소 결정을 받음에 따라 교육부가 이에 동의하면 일반고 전환 절차를 밟게 된다. 여기에 남성고의 일반고 전환이 확정되면 전북지역의 자사고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
군산 중앙고는 한국GM과 현대중공업의 가동 중단으로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 5월 31일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를 열고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
황호준 남성고 교감은 "자사고 지위를 더는 유지하기 어려운 대내외적 교육 환경에 대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대체로 동의를 했다"며 "차질 없이 일반고 전환작업을 마무리해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영민 전북교육청 학교교육과장은 "일반고 전환 방침을 환영한다"며 "신청서가 접수되면 최대한 서둘러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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