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신저 "개들은 눈물 아니라 도움 필요…한국이 세계에 경종 울려야"
식용단체 "동물단체 '감성 마케팅' 속임수…개고기 법제화" 주장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개들에게는 눈물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합니다."(할리우드 배우 킴 베이신저)
"동물보호단체가 감성 마케팅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식용 개 사육농민)
초복(初伏)인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개고기 찬반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양측은 서로 퍼포먼스를 펼치며 대립했으나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동물해방물결'은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동물의 마지막 기회'(LCA)를 비롯한 국내외 40여개 동물권 단체들과 함께 이날 '2019 복날 추모 행동'을 개최했다. 집회에는 할리우드 배우 킴 베이신저(66)도 참석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동물을 임의로 죽이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이 통과되면 개나 고양이의 도살은 명확히 금지된다"며 "그런데 관할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 법안을 단 한 번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 전통시장에서 개 도살이 점차 사라지고는 있으나 정부·국회 차원의 해결은 멀기만 하다"며 "보이는 곳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불법 개 도살이 철폐되도록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신저는 발언에 나서 "한국은 식용 개 농장이 있는 유일한 나라다. 그런 만큼 한국인들은 개 식용을 중단하고 세계에 경종을 울려 커다란 변화를 만들 힘이 있다"며 "유명인들, 정책 담당자들이 모두 나서야 한다. 국민들은 이런 사람들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 개들에게는 눈물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불법 도살된 개 모형으로 제단을 차린 뒤 헌화하고 향을 피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의 집회 장소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서는 '식용 개 사육농민'들이 개고기 법제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 사육, 도축, 유통, 식용 등은 불법이 아니라고 했다"며 "분뇨 처리, 사료 등 각종 부문에서 당국에 신고를 마쳤으며 사육 중에 환경보호운동도 실천하고 있다"고 개고기의 합법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개고기는 1천만명이 식용하는 당당한 5대 축종(가축)이며 사육 농가는 1만5천곳에 이른다. 직접 종사자는 7만명에 이르고 관련업 종사자와 가족까지 합치면 10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개권'을 외치는 자칭 동물구조, 동물보호 활동가와 단체는 늙고 힘없는 개 사육 농민들을 상대로 감성 마케팅을 펼쳐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구조한 동물을 항구적으로 보호한다더니 안락사시켜온 것이 드러났다"고 동물보호단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당히 5대 축종의 지위를 가진 개고기를 그 지위에 맞게 법제화해야 한다'며 "애완견과 식용견이 엄존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각자 분리해 법제화하고 철저히 감독하라"고 당국에 요구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개고기 수육을 먹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현장의 동물권단체 활동가들에게 고기를 먹어보라고 권하며 자극하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복날 개고기 식용 찬반집회...먹지말자 외치는데 옆에선 시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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