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20년 종사 베테랑 박만복 대표…"스마트 디스플레이 대중화 목표"
(포천=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100만원 이상 호가하는 스마트 글라스의 가격을 반값 수준으로 낮추면서도 품질은 오히려 향상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특수 안경을 쓰면 물체를 바라보기만 해도 눈앞에 관련 정보가 나온다. 운전하다 갈림길이 나오면 차량 앞 유리에 방향이 자연스럽게 표시돼 내비게이션에 나온 지도와 실제 길을 비교하며 허둥댈 필요가 없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아이언맨' 같은 영화에나 나올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우리 생활 속 이야기가 됐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글라스, 자동차 HUD(Head up Display) 등이 이미 시중에 등장했다.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세상을 인간의 눈앞에서 빠르고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디스플레이 기술이 필요하다.
스타트업 '비젼 에이드'가 주력하는 엘코스(LCOS, Liquid Crystal on Silicon)는 이러한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제품 디스플레이 생산에 적합한 기술이다.
엘코스는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리 대신 실리콘을 사용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융합 공정으로, 저전력·고해상도가 특징이다. VR, AR 제품서 기존 LCD는 픽셀이 눈에 보이며 부자연스럽지만 엘코스 제품은 훨씬 부드럽게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
비젼 에이드는 경기도 포천시 대진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둥지를 튼 스타트업이다. 박만복 대표를 포함해 4명의 소수정예 구성원들이 꾸려가고 있다.
박 대표는 20년 이상 국내 대기업 및 관련 업계 LCD 디스플레이 연구 개발 분야에서 일해온 베테랑이다. 2016년 회사를 나온 이후에도 LCD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개인 사업을 했다.
박 대표는 "엘코스 기술은 사업하다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며 "적용 가능 분야가 다양하고 경쟁력이 큰 기술인데 현재 생산 방식으로는 수율(투입 후 대비 생산된 양품의 비율)이 낮고 값이 비싸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기술의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 박 대표는 사업하며 알게 된 전문가들과 지난해 비젼 에이드를 만들었다.
비젼 에이드는 LCD 부품 관련 사업과 엘코스 디스플레이 제품의 수율 향상, 품질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을 병행했다. 고진공 공정이 필요한 기존 방식인 '사방증착' 방식과는 다른 저진공 공정의 '스퍼터' 방식을 고안하며, 총 4개의 기술 지적재산권을 특허 출원했다.
핵심 부품 엘코스 모듈의 샘플 생산까지 완성된 단계다. "구미전자정보기술원과 협업해 현재 본격 생산 직전 단계까지 도달했다"며 공정 시간도 5분의 1 수준으로 줄고 균일 제품 생산이 가능해져 수율도 향상했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기술 개발 전에도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던 비전 에이드는 엘코스 모듈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신기술을 적용한 엘코스 모듈의 양산까지 성공하면 스마트 글라스 등 스마트 디스플레이 완제품의 가격을 40∼50%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120만원을 호가하는 스마트 글라스의 가격을 낮춰 학생 등 일반인들도 스마트 디스플레이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말했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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