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기일서 양측 '네탓' 주장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진통 끝에 의결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물적 분할)의 법적 효력을 둘러싸고 현대중공업 노조원과 사측이 법정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12일 박근태 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 등 694명이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을 상대로 낸 '주총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사건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31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단계로 회사 물적 분할을 의결할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애초 임시 주총은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열 예정이었지만 노조가 주총장을 점거하자 장소를 울산대 체육관으로 바꿔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박 지부장 등은 주총장이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주주들에게 바뀐 장소가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고, 새 주총장에 도착해서도 주총 참석권을 침해받은 만큼 당시의 주총 결의는 무효라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날 법정에서도 노조 측 대리인은 "당시 장소 변경 공지가 촉박하게 이뤄졌고, 오토바이를 탄 주주들이 곡예 운전을 하다시피 해서 현장에 겨우 도착했지만 사측에서 고용한 용역들 때문에 출입이 차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을 설득하거나 주총을 연기해야 했는데도 그대로 밀어붙였다"며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 대리인은 "대다수 주주가 절대적으로 분할에 찬성하는데도 노조는 주총을 아예 못 열게 하려고 주총장을 점거하고 의자 등을 파손했다"며 "회사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도저히 그곳에서 주총을 열 수 없어서 부득이하게 장소를 바꾼 만큼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총이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게 한 건 노조인데도 오히려 회사 탓을 하면서 분할 무효 사유라고 주장한다"며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만큼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달라"고 맞받았다.
재판부는 앞으로 2주간 양측에서 추가 자료를 받아본 뒤 어느 쪽 주장이 타당한지 가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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