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논란 속 두 달 만에 호남행…'호국정신' 강조해 눈길
"나도 한때 전남도민" 애정 보여…남해지도 보며 "임종석도 여기 출신 아닌가"
나주 빛가람전망대서 한전공대 등 설명 청취…"혁신도시 시즌2, 전폭지원"
"우정의 축제 빛나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회선언…이해찬·황교안과 악수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전남의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전라남도 무안에 위치한 전남도청을 찾아 지역 주민들을 만났다. 전라남도가 새로 추진하는 미래경제 비전인 '블루 이코노미' 보고회에 참석하면서다.
문 대통령이 호남을 찾은 것은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후 약 두 달 만이다.
문 대통령은 김영록 전남지사로부터 에너지·관광·의료·운송·은퇴 도시 등 5대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보고받았으며, 축사를 통해 전라남도의 도약을 격려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전남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곳"이라며 "넉넉하며 강인한 정신으로 전남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잡아왔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지킨 충무공을 기리며 전남 주민들의 자부심을 고취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 애국심을 다시 한번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호남에 대한 애정도 고스란히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저는 1978년 해남 대흥사에서 전남과 인연을 맺었다"며 "주민등록을 옮기고 예비군도 옮겨서 훈련받았으니 법적으로 한때 전남도민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에 화답하듯 축사 중간에 참석 주민들이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의 주목적인 전라남도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독려하는 메시지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전남 발전과 대한민국의 발전은 하나"라며 "블루 이코노미가 전남 발전과 대한민국 경제 활력의 '블루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현장에 마련된 '블루 이코노미' 홍보부스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김 지사,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함께 염전을 활용한 수중 태양광 발전시스템 모델을 둘러보면서 "염전을 하시는 분들의 수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벽면에 붙어 있는 남해안 지도를 살펴보던 중 강 수석이 "거금도가 제가 태어난 곳"이라고 설명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그쪽 출신 아닌가"라고 물었고, 김 지사 등은 "(임 전 실장은) 그 건너편 장흥 (출신)"이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보고회 후 나주 혁신도시로 이동해 빛가람 전망대를 찾았다.
주민 수십명이 환호하며 문 대통령을 반겼고, '베리 굿'을 외치며 엄지를 치켜든 외국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은 1층 전시장에서 혁신도시 모형을 살펴보며 개발 진행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총 길이 95m에 이르는 모노레일을 타고서 전망대로 이동했다.
박병호 전남 행정부지사가 한전 등 공공기관 이전현황을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직원 정주율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으며 관심을 표했고, 이후 한전공대 부지를 함께 내려다보면서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계획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김 지사는 한전공대의 조기 개학을 위해 골프장 부지를 기증받았다며 한전공대를 전력 에너지 분야 '세계 톱3 공과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주 혁신도시를 만든 것 자체가 참 뿌듯하다. 참여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대담하게 (만들었고), 드디어 한전공대라는 인재 육성기관까지 (들어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산단까지 (조성하겠다는) 야심 찬 구상을 보니 혁신도시 시즌 2가 시작된 (것)"이라며 "정부가 전폭적 지지를 해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최일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발전 위원장은 "손정의 회장의 동북아 슈퍼 그리드가 나주에서부터 출발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호남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회식이 열린 광주여대 체육관을 찾았다.
개회식에는 이호승 경제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입장했고, 본부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도 만나 악수했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1천500여명의 관객은 박수와 환호로 문 대통령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서 가져온 물이 5·18 분수대와 합쳐지는 '합수식' 및 문화공연 등을 지켜봤고, 149개 참가국 국기가 입장할 때 박수로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번 대회의 개회사를 직접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 시민 여러분, 자원봉사자 여러분 수고 많으셨다. 전 세계에서 오신 선수단 여러분 환영한다"며 "자유와 도전과 우정의 축제가 아름답게 빛나길 바란다.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개회를 선언한다"며 세계인의 수영축제 시작을 알렸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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