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회 때는 후보선수라 경기 못 뛰어…2년 후 홈에서 '감격의 데뷔전'
(광주=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자국에서 '꿈의 무대'에 오른 백서연(19·건국대)은 예상치 못한 큰 응원에 감격했다.
그는 "관중들의 박수 소리, 응원 소리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며 "온몸에 소름이 쫙 돋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
백서연은 이리영(19·고려대)과 함께 12일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수영 듀엣 규정종목(테크니컬) 예선에 출전했다.
74.8296점을 받은 두 선수는 31위에 올랐다. 12위까지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은 따내지 못했다.
관객들의 응원은 뜨거웠다. 장내 아나운서가 백서연, 이리영의 이름을 부르자 팬들은 큰 함성으로 두 선수를 맞이했다.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탄성을 지르던 관객들은 연기가 모두 끝나자 힘찬 박수로 격려를 전했다.
이 경기는 백서연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데뷔전이었다.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 당시 후보선수였던 그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기만 했다.
그 후 2년 동안 그는 착실히 기량을 쌓았고 이번 대회에서 듀엣과 팀, 콤비네이션 종목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듀엣 경기에서 '하늘의 축제'를 주제로 연기를 펼친 백서연·이리영은 하늘색 경기복을 맞춰 입고 상쾌한 느낌의 연기를 선보였다.
백서연은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세계 선수권 무대에서 뛰게 돼 영광"이라며 "관객들의 응원을 들으니, 열심히 대회를 준비한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큰 환호성을 듣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살짝 들떠 앞쪽 연기가 조금 빨랐던 것 같다"며 "뒤부터는 다시 집중력을 찾고 연습한 대로 잘 맞췄다"고 덧붙였다.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같은 동작을 수행하는 듀엣 종목은 선수들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백서연과 이리영이 손발을 맞춘 기간은 길지 않다. 지난 6월 캐나다오픈이 두 선수가 함께 출전한 첫 공식경기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2000년생 19살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빠르게 호흡을 맞춰나갔다.
백서연은 "아무래도 동갑이다 보니 껄끄러운 부분들도 편하게 말할 수 있다"며 "공감대도 많아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김효미 코치는 "관객분들의 응원 덕분에 선수들이 힘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며 "지도자로서도 감회가 남달랐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연기 내용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며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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