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스페인 선관위의 분리독립 상징물 철거요구 수차례 거부
스페인-카탈루냐 분리독립 갈등 다시 격화 우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과 대립각을 세워온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스페인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시에도 공공건물에서 분리독립 진영의 상징물을 철거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카탈루냐 대법원은 12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킴 토라 수반이 스페인 선관위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불복종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고 엘 문도 등 스페인 언론이 전했다.
토라 수반은 지난 3월 스페인 선관위가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자치정부 청사 등 공공건물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진영의 상징물과 구호가 적힌 현판, 노란 리본 등을 철거하라고 요구했지만 이에 불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탈루냐 독립주의자인 토라 수반은 스페인 선관위의 거듭된 요구에도 바르셀로나 도심의 카탈루냐 자치정부 청사 건물 외벽의 "정치범과 망명자에게 자유를"이라고 적힌 현수막과 스페인 당국에 의해 구속수감된 카탈루냐 독립진영 정치인들을 생각하는 의미의 노란색 리본을 그대로 뒀다.
결국 선관위가 지난 4월 28일 스페인 조기 총선 직전 경찰을 동원해 강제 철거 방침을 밝히자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은 정치적 상징물들을 철거했다.
카탈루냐 검찰은 토라 수반에게 2년의 피선거권 제한과 벌금 7만3천 유로를 구형했다. 재판은 여름 휴가 기간이 지나고 이번 가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스페인 검찰이 현직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을 불복종 혐의로 기소함에 따라 스페인 최대 자치지역이자 분리독립 열망이 강한 카탈루냐 지방과 스페인의 갈등이 다시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과 카탈루냐 간의 갈등은 스페인의 우파 국민당 내각이 실각한 뒤 중도좌파 사회노동당 내각이 들어선 이후 양측이 정면충돌을 자제하며 대화를 시도하는 등의 기류에 따라 어느 정도 잠잠해진 상태였다.
스페인 검찰은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 등 12명의 카탈루냐 정치인을 반역죄로 기소해 현재 재판도 진행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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