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이행 안 하는 것 확정되면 한국에 메시지 보내야"
니혼게이자이, "히타치조선 서울지점 닫는다" 이달초 보도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외무성 간부가 한국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중재위원회 설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항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거론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외무성 간부는 일본 정부가 요구한 중재 절차에 한국이 불응할 경우 "국제법 위반 상태에 해당, 국제법에서 정해져 있는 대항(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19일 일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위자료 지급을 명령한 한국대법원 판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이후 일본 언론은 그 절차의 기한이 되는 오는 18일까지 한국 측이 응하지 않으면 일본 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대항 조치 실시 등을 검토할 태세라고 전한 바 있다.
외무성 간부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확정되면 한국 측에 어떠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중재위 설치는 한일 청구권 협정상의 의무라고 주장해 왔다.
요미우리는 일본이 지난 4일 대한(對韓) 반도체 소재의 수출규제 조치를 발동한 점을 거론한 뒤 한국이 중재 절차에 응하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발동할 가능성도 나왔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협정에 정해진 기한 후에도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 당국 간의 협의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일본 기업인 히타치조선이 해외 영업 거점을 재편하는 차원이라며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최근 일본 언론 보도가 관심을 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3일 히타치조선이 해외 거점을 집약시키기로 했다며 "미국법인의 뉴욕사무소를 연내에, 이후 영국법인(런던)과 한국의 서울지점을 닫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들은 조선사업의 고객인 선주에 대한 영업을 담당해 왔지만 2002년 이 사업에서의 철수로 필요성이 옅어졌다"며 "통폐합에 의해 연간 십수억엔의 비용 삭감을 전망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폐쇄하는 거점에서는 선박용 엔진과 열교환기 등을 영업하고 있지만, 일본으로부터 출장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통폐합되는 지역의 인원은 중점지역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해외 거점 재편을 둘러싸고 징용배상 판결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고법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가 히타치조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5천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지난 1월 내렸다.
히타치조선은 당시 판결에 유감을 표명하고 "(일본) 정부와 연락을 취하면서 상고를 포함한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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