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전원회의서 조사개시 의결…세월호 희생자 가족 신청 수용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세월호 직원 5명이 승객을 구조하다 숨진 의사자(義死者)로 지정되는 과정에 청와대와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가안보지원사령부)가 개입했을지 모른다는 의혹에 관한 진상조사가 이뤄진다.
14일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측에 따르면 특조위는 지난 9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세월호 직원 5명의 의사자 지정과 관련한 '정부 대응의 적정성' 조사를 개시한다는 안건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박수현 학생 아버지이자 특조위 자문위원인 박종대씨가 조사를 신청한 사건이다. 특조위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된 사안을 직권으로 조사하거나 피해자 및 그 가족 등의 신청에 따라 조사할 수 있다.
박씨는 "청와대와 기무사가 국민 여론 환기를 위해 조직적으로 미담을 발굴하고자 이들을 의사자로 지정했는지 조사해 달라"고 특조위에 요청했다.
의혹이 제기된 의사자는 세월호 사무장과 승무원, 아르바이트생 등 세월호 직원 5명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이들이 적극적으로 승객을 구조하느라 탈출하지 못해 사망했다는 증언이 나와 의사자로 지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의사상자(義死傷者)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직무 외의 행위로 위해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구하려고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행위를 하다가 사망하거나 부상한 사람'을 의사상자로 인정한다.
의사자 유족에게는 법률이 정한 보상금을 지급하고 의료·교육·취업 등과 관련한 예우를 제공한다.
앞서 지난해 7월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발생 65일째인 2014년 6월20일 청와대 보고용 '중요보고'로 처리한 '첩보제공 및 제언사항' 문서를 공개하며 "기무사는 선원들의 의사자 지정에 관여하는 등 세월호 문제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문서에는 세월호 선원 5인 중 3명은 의사자로 인정됐으나 다른 2명은 입증자료 미비로 답보 상태라는 지적과 함께, 유족이 생존자 진술 확보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고 천 의원은 전했다. 나머지 2명은 이후 의사자로 지정됐다.
이보다 한달여 전 생산된 또 다른 기무사 문서에는 세월호 참사 관련 언론보도 동향을 정리하면서 세월호 선원 3명의 의사자 선정 보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천 의원이 함께 공개한 100기무부대의 2014년 5월13일자 '세월호 관련 군 조치상황 및 제언·여망 종합(14보)'에는 "보수언론은 '세월호 승객 탈출 돕다 숨진 3인 의사자 선정' 등 희망과 발전적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고 있다"며 "오피니언 리더, 파워 블로거 등을 활용한 언론 순화 활동 전개 요망"이라는 제언이 포함됐다.
특조위 관계자는 "전원회의에서 검토한 결과 각하할 사유가 없어 절차대로 의결했다"며 "해당 팀에 사건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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